지구는 인간의 자연 남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환경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2020년이 불과 11년밖에 남지 않은 2009년의 오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학계는 말한다.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미지근한 물 속에서 꼼짝않고 있는 개구리처럼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이 눈앞에 닥쳐왔으나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를 일깨워줄 환경, 우주, 신학을 아우르는 책이 나왔다. 정홍규신부의 '정홍규신부의 생태영성이야기'가 그것.

이 책은 주일미사 강론, 초빙 강연, 신문과 잡지 기고 등에서 저자가 천주교 신부로서, 환경운동가로서 들려준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정신부는 1990년 환경운동에 투신하면서 교육과 경제, 문화와 정치, 신학과 영성에 생태적인 관점을 자신의 작업에 통합하였다.

특히 이 책의 매력은 우주생성 이야기, 자연의 섭리, 지구 환경과 기후, 생태주의, 지역 정치와 경제, 대안교육, 청소년과 여성, 건강과 먹을거리 등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가볍고 친근한 소재와 위트 넘치는 발상의 전환으로 쉽게 풀어가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대안을 찾아서 이야기를 배운 것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가슴으로 체험한 깨달음을 교회 안에서는 신학적으로, 교회 밖에서는 학문적으로 풀어가다 보니까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아직도 환경문제나 생태위기의 문제를 구원이나 교회와 별개문제로 생각하는 주류의 사람들에게 인간 종으로서 성찰하고, 새로운 생태대를 선택하라는 것이 제 이야기의 본질입니다".

정신부는 이 책이 하나의 생태독본이 되어 생태적 의식을 일깨울 환경교재로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생생한 현장경험과 이를 토대로 저자만의 해석은 이 책의 생명력을 길게 늘어놓은 셈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살아있는 동안에 바치는 한 송이 장미는 죽은 이에게 바치는 화관보다 백배 천배 가치가 있다. 살아있는 동안 다정한 말 한마디가 죽고 난 다음에 바치는 긴 연도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좋은 말을 해 주기 위해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긍정적인 말은 아이들의 자아상을 되살린다. 축복 가득한 생각은 사람들을 살린다, 좋은 일은 일어나게끔 되어있다"고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한편 저자는 가톨릭대한학교 산 자연학교 교사이며, 경산성당주임신부로 재직하고 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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