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모국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뵈러 갈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고창에 사는 중국 출신의 장국옥씨는 12년 만에 중국 친정길에 나선다는 설렘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992년 남편인 박재헌씨와 결혼한 뒤 농삿일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우며 살아온 장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향을 가지 못했다. 그런 장씨에게 친정인 중국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북농협이 지난 2007년부터 실시해온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 사업이 그것. 장씨는 이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돼 항공권과 경비를 받게 됐다.
전북농협은 14일 장씨처럼 경제적 어려움으로 오랜 기간 친정을 방문하지 못한 도내 농촌지역 다문화가정 13부부를 초청해 모국방문 항공권 교환권 전달식과 체류비(한가정당 50만원)를 지원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전북농협은 각 시군지부에서 3년이상 국내 거주자 한국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를 추천받아 중국(5가정 22명), 필리핀(5가정 22명), 태국(1가정 7명), 우즈베키스탄(1가정 3명), 키르키즈스탄(1가정 5명) 등을 최종 선발했다.
특히 이들 결혼이민자들이 여행경비 등의 부담으로 가족들과 함께 친정나들이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 왕복항복권과 함께 별도의 경비를 지급했다.
이날 장씨와 함께 항공권 등을 받은 아농 잔타노(태국)씨도 “9년만에 다시 찾을 고향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며 기뻐했다. 아농 잔타노씨는 지난 95년 한국인 배옥주씨와 결혼후 남원에 정착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종운 본부장은 “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인 이들이 우리 농촌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한국에서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도와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배종윤 기자bae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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