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주지법 제 3호 법정, 형사 제 1단독 진현민 판사가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 불구속 기소된 40대에서 60대까지의 남성과 여성 17명의 피고인 이름을 부르자 법정 안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찼다.

심지어 이중에는 부자나 부부지간이 함께 도박을 하다 기소된 피고인들도 끼어 있었다.

이들은 지난 4월 22일 완주군 동상면 산속 음식점에서 판돈 5000여 만원을 걸고 속칭 ‘딜 20’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이들은 도박판을 총 관리하는 총책, 도박 개장을 담당하는 창고장,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도박판을 벌였으며 이날 붙잡힌 가정주부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것으로 알려졌다.

진 판사는 피고인들의 이름을 차례대로 호명하며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고 심지어 최고 3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를 명하기도 했다.

형사사건에서 정황증거로는 실제 형량에 산입 할 수 없지만, 상습적인 도박정황을 감안해 기소된 건이 단 한 건인데도 집행유예형을 내린 것이다.

주중에 사회봉사명령을 할 수 없을 경우 주말에 봉사를 한다해도 하루 8시간정도가 가능한데 최고 40일 이상이 소요된다. 주말에만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한다해도 10개월 이상 걸리게 되는, 집행유예에 덧붙일 수 있는 무거운 형벌이다.

진 판사는 “기소된 공소사실이 적발 단 한 건 밖에 없지만 피고인들의 정황을 살펴볼 때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정황이 보인다”며 이같이 판시 했다.

피고인들에게 일일이 판결을 내리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하던 진 판사는 한 명의 피고인에게 "부자지간인데도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간 점을 알고 있죠”라거나 다른 남녀 피고인들에게는 “부부지간인데도 그러면 되겠습니까”라고 한심한 듯 꾸짖기도 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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