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마지막 권번출신이자 뛰어난 여류화가로 격동의 삶을 살다간 남전 허산옥(1926~1993)의 일대기가 만화로 제작된다.
23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은 만화가 조원행(52)씨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주관하는 '지역문화콘텐츠발굴사업'에 '전주 권번기생 남전 허산옥'이란 과제로 만화제작 사업을 제안해 국비 5000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은 전주지역의 풍성한 소재를 발굴해 지역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의 요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마지막 권번 출신의 삶을 만화(단행본, 웹툰)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소재의 신선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만화의 주인공인 남전 허산옥은 16세의 나이로 권번에 들어간 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 받으면서 예술에 매진했다.
특히 동양화에 특출한 재능을 보인 그는 국전 동양화 부문에서 15회나 입상했으며 국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전주 전동에서 유명한 전통요리집인 ‘행원’을 운영하며 벌은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쓰는 등 봉사의 삶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만화는 총 20회(1회당 30~60컷)에 걸쳐 내년 4월까지 제작이 완료될 예정이다.
만화작업을 하게 될 조원행씨는 한국만화가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주요작품으로 야망의 재벌가, 제4의 인생, 거인의 땅, 영혼의 사냥꾼 등 수십 편의 인기작품을 제작한 중견 만화가다.
이와 관련 한국콘텐츠 진흥원은 사업비 및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며 정보영상진흥원은 기획과 포털사이트 연재 관리 및 사업비 집행과 영문단행본 발간을 맡게 된다.
정보영상진흥원 관계자는 "권번출신으로 파란만장한 삶과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남전 허산옥의 일대기를 만화로 제작하게 됐다"며 "풍성한 지역문화 소재를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의 요소로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kim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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