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변동금리와는 달리 고정금리는 실세금리가 변동하더라도 대출을 받거나 예금할 때 정해진 금리가 만기 때까지 바뀌지 않지만 기존 대출에 대한 고정금리는 기본 금리인 우대금리가 바뀌는 경우에는 오르거나 내리기도 한다.
이번 주 국민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는 연 5.26~6.96%로 지난주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5.96~7.16%로 2주간 0.25%포인트 급등하면서 최고 금리가 7.10%를 넘었다.
신한은행은 이번 주 5.85~6.85%로 2주일간 0.16%포인트 상승했으며 5월 초와 비교하면 0.59%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은행도 5.75~6.45%로 2주 동안 0.34%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은 5.96~7.06%로 2주 전과 같았지만 5월 초보다는 0.37%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대출 고정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금융채 등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채 3년물(AAA등급) 금리는 4월 말 4.55%였지만 지난 10일 4.81%, 17일 4.97%로 상승한 데 이어 24일에는 5.06%로 치솟았다.
이 같은 고정금리의 상승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변동금리형 담보대출의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어 가계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1억 원을 빌린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는 100만원 늘어나게 된다.
또 고시금리에 가산 금리를 추가해 이자를 내야 하는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여 주택건설업체들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해 1억 원을 대출받아 전주 서신동에 주택을 구입한 송모(40.자영업)씨는 "올초에 비해 매달 이자부담이 4~5만원 씩 늘어났다"며 "은행직원이 앞으로도 이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불경기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출만 늘고 있어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은 대출자에게 적지 않은 이자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섣부른 정책금리 인상이 서민경제를 벼랑 끝에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