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인해 돈을 빌리고도 제때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카드대금을 내지 못해 시중은행의 강한 채권추심에 고통을 호소하는 기업과 가계가 늘고 있다.
또 생계자금으로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대출금 연장을 원했다가 거절당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2일 금감원 전주출장소가 밝힌 ‘2009년 상반기 중 금융민원 현황’에 따르면 6개월동안 접수된 민원은 은행(46건)과 비은행(142건)을 합쳐 총 188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채권추심 강화와 대출분쟁 등으로 접수된 시중은행 관련 민원은 작년 같은 기간 33건보다 무려 39.4%나 급증했다. 또 2007년 상반기(15건)보다는 무려 3배나 늘어나는 등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은행권 민원은 2007년(13.3%)과 2008년(17.3%) 상반기 모두
전체 금융 관련 민원의 20%를 밑도는 수치였으나 올 해는 25%에 달했다.
반면 저축은행과 신협·카드사·보험사 등 비금융권 민원은 2007년 같은 기간 86.7%에서 2008년 82.7%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75.5%(142건)로 감소했다.
실제 전주에 거주하는 A씨는 2009년 6월 B은행에서 카드대금을 연체해 금융사로부터 일시상환 등 채권추심을 독촉받자 금감원 전주출장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전주출장소는 금융회사와 A씨간 조정을 유도해 채무자 사정 및 상환의지 등을 고려하여 분할상환으로 전환토록 했다.
익산에 거주하는 C씨는 2009년 2월 자영업자로 D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취급이 거절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이 늘면서 은행들의 강한 채권추심에 압박은 받거나 돈을 빌리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개인의 신용정보가 유출돼 부당이용 관련 분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광주지원이 상당수를 접수해 전주출장소에는 비교적 적게 접수된 변액보험 해약에 따른 환급금 관련 분쟁이나 보험금 지급지연에 따른 분쟁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주출장소 안용섭 소장은 “금융·비금융 민원의 상당수는 호남권 본부인 광주지원에서 다루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북지역 피해 민원건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경기가 안좋아 이자를 연체하는 경우가 많아져 은행들이 채권추심을 강화하다 보니 은행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특히 “앞으로 광주지원 등과 함께 민원이 많은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민원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현장 민원조사를 강화해 위법이나 부당행위가 적발되면 엄중 조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 상반기중 금융감독원 광주지원(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 처리한 금융상담 및 금융민원은 총 7,20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1,907건) 증가했다. 이중 은행·비은행 민원의 경우 대출금리 인하 및 대출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내용 등의 대출 관련 민원이 342건(46.1%)으로서 가장 많았고,부당한 채권추심 내용 등의 신용정보 관련 민원이 111건(15.0%)으로 그 뒤를 이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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