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중은행들이 도내 지자체 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면서 그동안 독점적으로 수탁해왔던 농협과 전북은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자치단체 금고를 맡게 될 경우 농협과 전북은행의 자금운용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또 이들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기업대출 확대 등의 좋은 조건을 앞세워 적극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금고 수탁경쟁에 적잖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도내 시중은행 중 금고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기업은행 전주점이다. 3년 전에도 전북도금고 유치에 도전했다가 농협(일반회계)과 전북은행(특별회계)에 고배를 마셨던 기업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 전주점은 자체 ‘도금고 추진팀’을 구성해 유치를 위한 각종 자금지원 정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농협과 전북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포수가 적고, 지역 밀착성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 확대 및 대출 회수 유예 및 연장안 등 기업은행의 장점을 적극 부각시킬 계획이다. 또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농협과 전북은행에 비해 점포 수 등 경쟁에선 열세인 것은 사실이나 지역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할 것”이라며 “도금고 유치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도내 기업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한과 국민은행의 참여설이 나오면서 3조 5000억대의 도금고 유치전은 최소 3파전이나 5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산시금고도 이미 기금을 맡고 있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공식화함에 따라 농협과 전북은행, 신한은행간 치열한 3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농협이 독점 수탁해온 익산시금고도 전북은행의 참여가 공식화된 가운데 우리은행이 가세할 조짐이다. 이밖에 올해 말로 계약이 끝나는 무주·장수·임실·순창군금고도 시중은행의 참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참여가 가시화되면서 농협과 전북은행측도 갖가지 경쟁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현재 도금고를 제외한 6개 지자체의 ‘금고지정 및 운영조례안’이 확정됐다. 또 도금고도 다음 주께 입법 예고될 예정인 가운데 9월 중순 조례안 심의를 거쳐 10월 말 공표될 예정이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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