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느낌을 주는 스테인레스를 주재료로 하고 있지만 재료의 특성을 뛰어넘어 따듯함을 주는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싶었다”.

26일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서울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열세번째 개인전을 갖는 조각가 엄혁용(49)씨.

‘물성과 부정으로의 환원’이라는 전시 주제만큼이나 차가운 철 식빵에서 따듯한 훈짐이 묻어나는 포근함이 전해진다.

“1990년대 초 당시 조각에서 알루미늄을 재료로 잘 쓰이지 않을 때 실험적인 정신으로 도전하면서 창조해왔던 의미의 물성과 함께 부정은 4살과 8살인 아이들에게 헨델과 그레텔 동화를 읽어주며 등장하는 과자집을 변형시킨 식빵 모양으로 만들어 어린 아이들에게도 철이 주는 차가운 느낌 대신 친근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1991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종합대상을 차지하며 조각가로의 입지를 굳건하게 다져온 엄 작가는 2년마다 개인전시를 열어야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꾸준히 지켜내고 있다.

벌써 13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는 스테인리스에 용접을 하고 바람을 통해 철을 부풀게 한 후 뜨거운 불로 주름을 잡는 어려운 기법을 사용해 불과 바람의 우연적 효과를 살린 작품으로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 알루미늄에 모래를 샌딩하고 사포로 문지른 후 고압을 쏘여 흠짐을 만들어낸 후 광택을 주는 작품 기법을 사용해 만든 방석은 철의 또 다른 이면을 탄생시키고 있다.

엄혁용 작가는 앞으로 “전북의 조각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연화동 프로젝트를 창립해 학연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는 후학을 가르치는 일과 함께 60살까지 2년에 한번씩 개인전을 열어야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이번 서울 전시에 이어 오는 9월 10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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