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쏙 빼고 배꼽잡고 뒹글게 하는 원조가 돌아왔다.

오는 27일과 28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야외놀이 마당에서 열리는 마당놀이 원조 ‘뺑파전’이 마련된다.

1981년 무형문화제 제 5호 판소리보유자인 김일구 선생에 의해 처음 만든 마당놀이 뺑파전은 판소리 다섯바탕 중 심청전에서 심봉사의 악처였던 뺑덕이를 주인공으로 만든 소극장용 창작물이다.

지금은 전국 관객누적 500만명을 넘긴 마당놀이의 대표 공연으로 손꼽히지만 전통 판소리 공연만 고수하던 1980년대에는 획기적인 공연물이었다. 1대 뺑파에 김영자 명창, 2대 뺑파에 탤런트 전원주, 이번 공연에는 3대 뺑파로 김금미 명창이 열연하게 된다.

김일구 명창은 “처음 공연 당시 ‘아가씨와 건달들’공연이 함께 나란히 초연되면서 15명의 적은 관객으로 시작했지만 30명도 되고 50명도 되고 하며 나중에는 무대까지 관객이 올라와 앉아 보는 일들이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30여년이 가깝게 펼쳐지고 있는 공연이지만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해학과 가슴 찡한 눈물이 녹아들어간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리 수술로 이번 무대에 서지 못하는 1대 뺑파 김영자 명창은 “이번 무대에 서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무대에 서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뺑파로 무대에 서는 것보다 완창 무대에 한번 서는 것이 훨씬 낫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많은 뺑파역이지만 소리와 연기를 모두 요구하는 역할이라 애착을 많이 갖는다”고 말했다.

김영자 명창 대신에 이번 무대의 뺑덕이역에는 직접 사사받은 큰 제자인 김금미 명창이 무대 올라 구와 신이 어우러진 연희의 마당으로 펼쳐진다.

30년째 심봉사 역할을 맡고 있는 김일구 명창은 “30여년 전에는 힘있는 심봉사였지만 이제는 심봉사 만큼 나이도 먹고 나니 진짜 심봉사가 된 기분으로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하며 “늦은 소리만 가지고 진행하는 판소리와 달리 눈을 크게 뜰 수 있도록 현대와 고전이 어우러지는 재미난 공연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마당놀이가 소극장 무대에 서기 위해 주기적으로 성장화해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우천시에는 전주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펼쳐진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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