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깨끗한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입니다”
진안군 주천면 무릉리에 살고 있는 김복용(79) 할머니의 소원은 움막 같은 집을 벗어나는 것이다.
집의 기둥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고, 방안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낡아 있다.
또 부엌은 살림살이 하나 놓아 둘 곳도 없다.
이번 여름 장맛비에 지붕이 세면서 이불이 모두 젖어 버렸다.
김씨 할머니 집에 들어가 보면 지금도 이런 집에서 사는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다.
집의 대지는 다른 사람의 소유여서 1년에 16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있다.
그나마 기초생활수급자라 생활비를 지원 받아 먹고는 살고 있지만, 주거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집을 조금 고친다고 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김씨 할머니가 움막 같은 집을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들 신영진(49)씨 때문이다.
신씨는 지적장애 1급이다.
누구의 도움이 없으면 생활을 할 수 없다.
김씨 할머니가 구부러진 허리로 지팡이를 짚으면서 장성한 아들을 지금껏 보살피고 있다.
김씨 할머니는 “내가 죽으면 아들 혼자 살아가야 하는데, 이런 집에서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죽기 전에 소원이 있다면 깨끗한 집을 장만하는 것이다”고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김씨 할머니네 형편으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상황.
가진 것이라고는 집 앞에 텃밭 하나.
그래서 김씨 할머니의 살아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웃 주민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주민 김 모(60)씨는 “김씨 할머니가 세상에 태어나 지금처럼 좋은 시절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너무 불쌍할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할머니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진안=김동규기자·kdg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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