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의 대표주자이자 목가 시인으로 손꼽히는 신석정 시인, 한국 정서와 가락을 가장 잘 표현한 미당 서정주,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 불멸의 베스트셀러인 소설 ‘혼불’의 최명희 작가, ‘탁류’의 채만식.

이처럼 한국 문학사를 대표할만한 문인이 전북에 많았던 이유는 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관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의 대표문인들의 작고 문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마련된다.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2실에서 마련되는 ‘전북문학 도서전시’.

전북문학연구원(원장 허소라)에서 개원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전시는 고전에서부터 근·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작고 문인들의 전북의 찬란한 문학 유산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역대 작고문인 문집'과 '기관 및 동인지'로 나누어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한 지역 출신의 작고문인 문집과 기관·동인지를 1930년대부터 현재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큰 전시이다.

300명의 작고문인들의 도서를 수집한 '역대 작고문인 문집'에는 가람 이병기, 김해강, 신석정, 미당 서정주, 채만식, 김환태의 도서들이 전시되며 '기관 및 동인지'는 100여종이 소개된다. 또 초기 1∼3호와 중간호, 최근호를 부분적으로 전시된다.

이와함께 1939년에 나온 신석정 ‘촛불’, 채만식 ‘탁류’와 함께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서정주' '신석정 유치환 김광균 장만영'의 작품이 함께 묶인 ‘현대시집’도 전시된다. ‘가람 시조집’은 1939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도난당해 47년에 발행된 것을 선보이며, ‘서정주 시선’은 1955년에 발간된 것이다. 신석정 시인의 수제자로 작품성은 뛰어났지만 가난으로 빛을 보지 못한 김목랑의 ‘흰 나비’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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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한 만한 작품은 전북 출신의 문인은 아니지만 춘향전으로 전북과 깊은 인연을 있는 월북한 평론가 김태준의 '춘향전의 현대적 해석'이 수록된 ‘원본 춘향전’(1939)이 전시된다. 또 신석정 시인이 생전에 발표했던 80여편의 시는 스크랩북으로 정리했다.

허소라 전북문학연구원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책이란 한번 읽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평생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일깨우는 전시이다”며 "나름대로 정성을 쏟았지만 아직도 미 입수된 50∼60년대 기관·동인지들과 작고문인 문집이 상당수고, 적잖은 문인들의 정확한 작고년월이 미상으로 남아있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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