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봉동읍 첨단산업단지 일대가 연일 계속되는 배전전력구 설치공사(지중화사업)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된 둔산리 지역이 전선 지중화 굴착작업으로 도로 곳곳이 파헤쳐져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 것은 물론, 차도 및 사람이 통행하는 인도까지 불법적치물이 무단 점유하고 있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심화되고 있는 것.
특히 시공사는 공사중지 명령에도 불구, 공사를 강행하는 데도 관할관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스스로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2일 완주군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 중부건설처 전북팀은 완주과학산업단지 일대에 철탑방식의 송전선로를 대신한 지중화 및 친환경 관형지지물 방식의 전력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중 3공단 인근 둔산리 일대는 산업시설에 따른 많은 이주민들이 입주해 있으며, 오는 10월 공사가 마무리돼 연말쯤에는 전력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전력설치 구간 중 620여 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센트럴카운티 아파트 주변은 추락, 전도 등의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가 파손되고 인도 및 2차로에 공사자재가 불법 적치돼 있어 통행이 제지됨은 물론 도로와 인도가 만나는 부분은 안전시설이 전무하다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을 수차례 촉구해 왔다.
완주군은 지난 달 19일 둔산리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받아들여 도로 및 인도 무단점유, 안전조치 미흡 등으로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고, 이후 주민 민원에 따른 개선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한전 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시공을 맡은 (주)한백건설은 지자체의 행정지시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본지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한백건설은 센트럴카운티 정문 앞 도로의 교통을 통제한 채 포클레인 굴착작업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둔산리 주민 A씨(53)는 "전력구 공사로 인한 피해를 완주군과 한전에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해 시정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전혀 개선되질 않고 있다"며 "군이 행정조치를 취하고도 현장에 제대로 나와보지도 않아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B씨(45)도 "최소한 통행로는 확보해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낮에는 작업자들이 있어 불안감이 덜하지만 밤에는 관리가 되질 않아 노약자나 어린이, 술에 취한 사람 등이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날 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과 한백건설 측은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굴착이 돼 있는 부분은 마무리 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완주군은 이날 오전에서야 현장 점검을 실시, 재차 공사중지를 시키고 불법적치물 철거와 인도 원상복구를 지시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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