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아름다움이 씨줄로 엮어졌고, 스님의 마음은 소쩍새에 올려져 있다.

전주 승암산 죽림토굴 무등스님의 첫 번째 시집 '산사의 어느날'을 펴냈다. 신아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산에서 저홀로 울고 있는 소쩍새 한 마리가 종교인의 삶과 만났다.

시를 전문으로 쓰는 시인도 아니지만 스님이 내놓은 시어는 어느 유명시인의 시어보다 경건하고 아름답고 가슴에 와 닿는다. 세월에서 만나는 시어는 그래서 자연스럽고 포장되지 않아 마음에서 감동을 안겨준다.

"생각과 느낌이 모자라고 뜻과 표현 또한 어색해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바쁘고 짜증스러울 때 구수한 누룽지 맛이 되었으면 합니다".

누룽지처럼 고소한 시어, 스님의 고백처럼 이 책은 유명 시인의 화려한 글쓰기가 아닌 산사에서 자연과 삶과 만나며 표현할 수 있는 순수함 그 자체다.

스님은 말한다. "읽다보면 웃음과 눈물도 조금은 있으실 겁니다. 말과 글은 뜻을 전하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지만 특히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쓴 아름다운 글들은 정말로 멋진 경치를 감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17살에 부안 내소사 지장암에서 해안 큰 스님의 금강경 법문을 듣고 불가와 연을 맺은 후 21살에 충남 예산군 보덕사에 입산, 출가에 오늘에 이르고 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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