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 첫날인 5일 오전 9시 30분 전주시 중앙동 전주보건소 앞.

보건소 앞 족히 2000명은 넘어 보이는 50∼70대, 많게는 90세 이상 고령의 노인들이 지그재그로 줄을 선 채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보건소 측은 인력을 총동원하고 현관 바로 앞 독감 예방 접종 사전 예진표를 작성하기 위한 임시 천막까지 세웠지만 오전 일찍부터 밀려든 인파는 길게 늘어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예방접종이 시작됐지만 새벽 일찍부터 나온 노인들이 더 부지기수였고 다들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중 일부 줄을 잘못서거나 끼어 드는 이들과 기존 열 인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여파로 독감 접종을 맞으면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 노인들이 적지 않았다.

김재철(77·전주시 서신동) 할아버지는 “독감 예방 주사 맞으면 신종 플루도 예방되는 것 아녀?, 그래서 나온 거여”라고 말했다.

접종을 받는 노인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보건소 측은 부랴부랴 ‘독감 접종은 신종 인플루엔자와 무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보건소 이곳 저곳에 붙이기도 했다.

이날부터 19일까지(이후에도 무료접종가능) 무료접종이 실시되는 대상은 65세이상(1944년 생) 노인들과 50세 이상(1959년 생) 기초생활 수급자, 상이군경, 국가·독립·참전 유공자, 장애인 등이다.

이날 전주시내에서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곳은 전주보건소와 덕진 보건지소, 평화보건지소 3곳이었으며 대상은 8만여명이다. 접종기간이 넉넉하지만 3곳 모두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때문에 일부 보건소 직원들은 행렬 맨 끝의 노인들에게 “19일까지인데 오늘 굳이 안 맞으셔도 된다”고 권유했지만 돌아가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가 유료 접종기간이 아니어서 발길을 돌리는 부모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중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삼천동에서 왔다며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주부는 “신종플루 걱정도 있고, 일반병원 및 다른 곳보다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원이상 차이나 접종을 하려 왔는데 나중에 와야겠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무료 접종 대상자중 40%가 접종을 하셨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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