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지고 느티나무가 뜬다"
전주도심 내 가로수가 병해충에 강한 수종에서 풍부한 그늘을 제공하는 수종으로 변화하고 있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관내 가로수 4만9666그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종은 1만2298그루로 전체의 24.8%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나무로 나타났다.
이어 느티나무 22.7%(1만2298그루), 벚나무 13.9%(6921그루), 단풍나무 9.9%(4939그루), 이팝나무 9.8%(4879그루), 회화나무 3.4%(1668그루), 낙우송 2.7%(1360그루) 순이다.
단순한 수치로만 보면 은행나무가 가장 인기 있는 수종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증감률을 살펴보면 느티나무의 약진이 단연 두드러진다.
은행나무는 10년 전인 1999년 1만443그루에서 2004년 1만3231그루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점차 감소해 1만2000그루대로 감소했다.
반면 느티나무는 1999년 1573그루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1000그루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 1만2000그루대로 무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밖에도 향토수종인 이팝나무는 같은 기간 260그루에서 4879그루로, 벚나무 역시 544그루에서 6921그루로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은행나무의 경우 병해충에 강하고 목피가 부드럽다는 점에서 과거 선호 수종이었지만 최근에는 땅에 떨어진 열매에서 악취가 나는 데다 청소의 번거로움 등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반면 느티나무 등은 단기간 성장이 가능하고 풍부한 그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시는 획일적 가로수종 식재보다 지역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가로수를 선택해 식재함으로써 가로수와 도로의 어우러짐을 연출해내고 있다.
일례로 곰솔나무길에는 도로명에 어울리는 곰솔을 식재한 것을 비롯해 진북로에는 낙우송을, 진산길과 태조로에는 회화나무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또한 삼천동 거마공원 인근에는 자동차 매연 등 공해에 강한 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심어 지역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만들었다.
이밖에도 서낭당 길에는 유실수인 감나무를 접할 수 있고 아중리 제일 아파트 인근 등에서는 팽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지성 예술도시국장은 "최근 가로수종이 다양화되면서 시민들에게 그늘이나 볼거리를 제공하는 기능성 수종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 가로수는 단순한 도로변 나무가 아닌 각지역의 특성까지 담아내는 도시환경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kim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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