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건설현장 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한 시민이 끝내 숨졌지만 장기기증으로 다른 이들에게 새 생명을 전해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더욱이 사고를 당한 이날 고인이 모시던 어머니의 생신인 것으로 알려져 듣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시민 故 최남근(35·사진)씨로 그는 지난 5일 오전 전주시 효자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런 크레인 사고로 중태를 빠진 뒤 전북대학교 병원에 입원,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으면서 다음날 오전
명을 달리했다.

평소 하던 일을 잠시 쉬고, 일용노동으로 하루생계를 잇던 최씨는 사고 당일에도 어머니의 생신상을 차려드리고 선물을 사드리려 일을 나섰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2000년께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장기기증 했던 것을 계기로 고인이 예전부터 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과 의사를 전한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최모(31)씨는 “언제나 자상하고 든든한 자식이었고 형제들에게는 정을 주는 아버지였고, 집안에서는 듬직한 장남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간, 각막, 우신장, 좌신장 등을 4명의 환자에게 기증했고 이를 이식받은 환자들은 새 삶을 살게 됐다.

앞서 최씨는 여동생이 지난 4월 백혈병 판정을 받자마자 자신의 골수를 망설
임 없이 이식해 완치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이런 가슴 뭉클한 사연이 알려지자 최씨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시민들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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