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을 전후로 판매량이 급증한 온누리상품권(전국 전통시장 공용)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있어 조기현금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상당수 시장상인들이 취급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현금교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안팎에서는 지역 새마을금고가 수수료만 챙기는 ‘누워서 떡먹기식’ 영업이 아니라 서민금융답게 직접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현금교환에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전북중소기업청이 집계한 ‘온누리상품권 판매·회수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6일 현재까지 도내 판매금액은 총1억3430만원(1만6,244개)이며, 이 중 회수금액은 6,100만원(7,472개)으로 45.4%의 회수율을 보였다. 온누리상품권이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이 훨씬 넘었는데도 절반도 채 회수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이용이 낮은 탓이기도 하지만, 상품권을 받은 상인들의 현금교환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
새마을금고는 서민금융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재래시장 상품권(0.5%)보다 훨씬 높은 3%대 수수료를 전액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도내 새마을금고는 창구에서의 상품권 판매와 교환만 하고 있다, 하루하루 바쁜 상인들의 경우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새마을금고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상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상품권을 꺼릴 수밖에 없다.
생선가게를 하는 김모씨는 “매일매일 들어오는 생선들을 관리하고 파는 데 정신이 없어서 상품권을 받아도 교환하러 가는 데 며칠씩 걸리게 된다”며 “그러다보니 손님들이 현금을 주면 좋은데 상품권을 받게 되면 내심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과 중기청 등 일각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연합회 차원에서 상인들의 편리한 현금교환을 도울 수 있도록 현장출장 개념의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상인 박모씨는 “예전엔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돌면서 예금을 받아가기도 했는데, 상품권도 그런 식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일하기도 바쁜데 일부러 돈으로 바꾸러 가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북중기청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들이 인력 운용상의 어려움이 있어 출장 직원을 따로 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하지만 본청과 새마을금고 중앙회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이같은 의견을 건의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기청은 온누리상품권이 두 달여 만에 70% 이상을 넘어서자 100억원을 추가 발행하는 한편 2012년까지 1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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