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밤 9시 10분. 전주시 인후동 아중지구대.

아중지구대 관할 내에는 근무를 서는 경찰관들이 CC(폐쇄회로)TV 화면을 지켜보며 경찰청과 경찰서 지령실에서 무전기로 상황을 알리는 목소리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그때 아중지구대 관할 신고로 급박한 확인 명령이 무전기에서 떨어졌다. 다름 아닌 도주차량이 발생했다는 사건신고 였다.

신고를 받은 한강수(43) 경사와 장인권 경사(45)는 순찰차에 몸을 실고 인후동 한 사거리의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도로에 차를 버친 채 주위를 서성이는 사람을 수상히 여겨 지구대로 이송했다.

지구대로 옮긴 운전자는 사고 낸 사실을 인정하고 순순히 음주측정에 응해 측정한 결과 혈중알콜농도 0.172%에 달해 사건을 처리했다.

이날 당직을 맡은 유수옥(55) 4팀장은 “이렇게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순조롭게 처리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문을 튼다.

아중지구대는 전주지역에서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모텔, 원룸이 혼합된 주택지역으로 치안수요가 증가해 각종 범죄와 취객들의 실랑이가 이어지는 지역.

관할 유흥업소 96개소, 모텔 80개소, 노래방 70개소, 원룸 600개동 등 치안점검하기 버거운 지역이다.

구역을 담당하는 아중지구대는 모두 51명의 경찰관들이 4개조로 주간조, 야간조, 비번, 휴무 등으로 나눠져 4교대로 근무가 진행되고 있다.

하루에 구역을 담당하는 경찰관은 11~12명선. 이들 가운데 수사파트 직원과 내근직 직원을 제외하면 8명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경찰관 1인당 담당할 인구수는 무려 1028명. 이 때문에 지구대에 있는 예비차량을 포함한 순찰차 4대를 모두 투입되더라도 모든 구역을 전담하기에는 벅차기 일쑤다.

더욱이 밤 8시부터 새벽 4시 사이 치안수요가 몰리는 시간에는 112무전으로 쉴 새 없이 울려대는 것만 처리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유 팀장은 “대부분의 신고가 취객들로 인한 문제들이다. 주변에 유흥업소가 많다보니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해 모든 순찰차를 동원해도 접수되는 신고에 제시간에 못가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며 “순찰차 부족으로 현장에 늦게 도착하면 자칫 경찰들은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곤혹을 겪는 경우가 매번 발생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밤 연차를 낸 직원이 야간근무서는 동료들을 위해 야참을 보내왔다. 동료들 간의 훈훈한 정이 느낄 수 있었다.

경찰관들은 밀려오는 신고들로 동료가 보내준 야참을 교대로 짬짬이 먹어가며 무전기에 울려대는 신고를 확인하기 위해 또다시 순찰차에 몸을 실고 민생치안을 위해 이날 밤에도 어김없이 달린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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