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삶이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농어촌 고령화로 고혈압, 관절염 등 만성병에 시달리는 고령자들이 많고 대다수 농업인들이 ‘농부증’을 앓거나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늘어만 가는 빚 독촉에 마음도 편치 못하다.
결국 늘어나는 빚으로 옥토 등 삶의 기반을 잃고 몸이 아파도 신속한 치료가 불가능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지는 등 2중, 3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농민, 빚 얻고 농지 잃고

농지를 담보로 대출 받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빚을 갚지 못해 경영회생 농지매입을 신청하는 농민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에 따르면 전북지역 농지담보대출은 지난 2005년 5605억 원에서 2006년 6243억, 2008년 8718억, 올 들어 8월말 현재 8695억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농민들이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데는 사료 값과 비료 값 등 농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시설투자 등이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올해처럼 쌀 값 하락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경우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결국 작은 채무에도 농지를 잃고 내몰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농민들이 농가부채를 갚지 못하면서 농지은행에 경영회생을 신청하는 농민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 기준 도내에선 100명이 신청, 그 액수만 230억 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78명만이 지원을 받았다.
이 제도는 농민들이 농지를 잃고 농사에서 퇴출되는 농민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지만 추후 농지은행에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경매를 통해 반값도 받지 못한 채 낙찰되는 실정이다.
조 의원은 "농지담보대출이 늘면서 이를 갚지 못해 농지를 잃게 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며 "농민을 농촌에서 내쫓는 농지담보대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규호기자 hoho@

▲열악한 주거·교육환경 속에 의료환경은 더 심각

도내 농어업인들이 도시민들 보다 주거와 교육 등 전반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가운데 의료환경은 더더욱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 중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은 순창과 장수, 무주, 임실, 진안 등 5곳으로 모두 동부산악권에 위치해 있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령화 비율이 높은 곳이며 시간을 다투는 응급사태 발생 시 도시권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이른바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장려금 지원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지역이 완주·임실·장수·진안 등 4곳에 달하며 특히 불만실이 없는 지역의 경우 고창·무주·순창·완주·임실·장수·진안 등 7곳이나 된다. 이는 출산장려정책과 상반된 모습이며 농어촌지역의 이농현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도시가스를 비롯해 상수도·하수도 보급률, 보육시설 등을 농어촌지역과 도시지역을 비교할 때 농어업인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 의원은 “헌법 36조 3항에 따라 모든 국민은 보건의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해 평등한 보건권을 규정하고 있다” 며 “너무나 멀고 높은 병원의 문턱을 넘기 힘든 농어촌의 의료소외자들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준일기자·ghksr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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