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만 보며 생활하던 위도 섬마을 어린이들이 특별한 가을 소풍에 나섰다.

21일 위도 초등학교와 삭도 분교 학생들, 그리고 병설 유치원 코흘리개 꼬마들까지 30여명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등지로 ‘도시체험 및 테마식 현장학습’을 떠난 것이 그것.

육지에 비해 비좁은 섬 특성상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은 타지로 떠날 수 밖에 없고 최근에도 1박 2일 등 타지역으로 떠나기는 했지만 서울 여행은 위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11명의 유치원생 포함 전교생 36명중 사정이 있는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번 특별한 여행에 동참했다.

난생 처음 가는 서울 구경으로 위도 섬 마을의 조그만 파장금 항은 50명이 넘는 어른, 아이들로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했다.

유치원생들을 비롯, 초등학생들 그리고 유치원생들의 학부모들, 인솔교사들까지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서울에 처음 가본다는 말들이 낯설지만 정겹기만 하다.

6시간에 가까운 장거리 여행을 해야하는 탓에 아이들은 오전 7시 40분에 위도 파장금 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발 격포에서부터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이동한다.

위도 본도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식도 분교 아이들 4명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위도 행 배를 탄뒤 파장금 항에 모여 함께 출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들러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22일에는 서울 LG 사이언스 홀과 국회의사당,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인 63빌딩을 보고 경복궁에 들어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된다.

어린 유치원생들은 장거리 여행을 해야하는 탓에 이날 일정을 끝으로 다시 섬마을로 돌아가지만 초등학생들은 23일까지 서울 중앙박물관과 내려오는 길에 독립기념관도 들른다.

이번 특별한 여행은 지난 9월 1일자로 부임한 백남구(59) 교장의 주도로 교육청의 돌봄예산을 지원받아 이뤄졌다. 섬마을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도 더 넓은 세상과 경험을 안겨주고 싶은 교육자로서의 바람 때문이었다.

백 교장은 “섬 아이들이만 그들도 세계를 다 품을 수 있는 가슴이 있습니다”며 “이번 기회를 비롯해 다른 고장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골고루 체험하고 그 꿈을 크게 가졌으면 하는 뜻에서 계획을 하게 됐습니다”며 “이번 현장 학습으로 알찬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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