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청년작가보다 못지않은 열정으로 300호 대작을 그려내는 작가가 있다.
“왜 이렇게 바쁠 때 왔어? 잠깐만 그림 보고 있어봐”라며 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말투로 전시 오픈식에 온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박민평 화가를 만났다.
300호 크기의 대작 7점을 선보이며 오는 26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산’을 주제로 9년만의 14번째 개인전을 마련하고 있는 박민평 화가는 원로작가라는 호칭에 작품 크기에서는 전혀 묻어나지 않는다.
“작은 텔레비전 보다가 큰 텔레비전을 보는 느낌일거야. 그리는 건 고되고 힘들지만 작은 그림만 보다가 이렇게 큰 그림 보면 볼 만은 할거야”라고 웃으며 작은 그림이 주는 느낌과 큰 그림이 주는 느낌은 다르다고 말한다.
15년전 이후 300호가 넘은 작품은 처음 그린다는 박 화가는 올해 그린 7점의 300호 크기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변산이 우뚝 자리하고 서쪽으로 서해 바다가 황해로 펼쳐 있고 동쪽엔 높고 낮은 산과 논밭이 어우러져 사철 풍광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이다”라며 고향을 회상하는 화가는 부안 출신으로 청년기까지 보낸 고향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고향 산을 배경으로 진솔하게 표현했다.
또 작품 속에는 고향 산의 푸르른 실록을 비롯해 가을 단풍이 우거진 알록달록한 산을 작품에 실었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을 떠오르는 고향의 정경을 나는 즐겨 그린다”며 “만들어낸 그림이 아닌 기억으로 그리는 그림이라 군더더기 없다”며 화가의 의도로 적당하게 단순화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산은 그려봤으니깐 앞으로는 들도 그리고 내 고향 부안의 변산반도를 배경으로 바다도 그려보면 좋을 것 같아”라며 앞으로의 작품 구상에 대한 의견도 내비쳤다.
박민평 화가는 서라벌예술대와 전주대 회화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38년간 교단에 섰으며 2000년 전주성심여고에서 퇴임했다. 전북미술대전과 춘향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전주대 미술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13번째 개인전을 가져오면서 작품 속에 고향의 산과 들, 보리밭, 나무, 살구꽃 핀 마을 등을 소박하면서 담백하게 담아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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