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서 실시한 숲길 정비사업이 전문성 없이 무분별하게 조성돼 자연훼손 등으로 이어졌다는 환경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는 숲길정비와 같은 전문 인력의 설계와 지침이 필요한 사업이 비전문적으로 이뤄지면서 성과 위주 작업으로 이뤄져 숲길 정비가 오히려 숲을 훼손시켰다고 꼬집고 있다.

25일 전북생명의 숲과 완주군 소양면에 따르면 소양면 측은 지난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완주군 소양면 신교리 760번지 묵방산에 진입로에서부터 정상까지 구간 도보 40분 거리에 숲길 정비사업을 완료했다.

이 정비사업에는 올해 하반기 일자리 나누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희망근로사업단이 투입돼 200여 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그러나 생명의 숲은 이번 사업이 갖가지 문제점이 도출되면서 오히려 자연훼손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업을 시행한 소양면 측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생명의 숲 측이 지적한 문제점들은 숲길을 조성하면서 ▲하층식생의 무분별한 제거로 진달래 군락 및 노간주나무 군락 크게 훼손 ▲식생 제거로 장마 등 우천시 토사유출이나 크게는 산사태 우려 ▲제거된 일부 나무들이 날카롭게 방치돼 등산객 안전 위협 ▲적은 등산객수에 비해 무리한 노폭 확장으로 숲길의 자연스러움 훼손 등이다.

또 숲길주변에 가장 기본적인 배수로를 설치하지 않은 점과 총제 적으로 이를 관리 감독한 면 담당자의 비 전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생명의 숲 유천운 간사는 “단순한 도시환경 미화와 하천변 풀베기 작업등으로 단순화됐던 희망근로가 숲길정비도 이어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숲길은 인간의 편의에 맞춰 훼손될 공간이 아니며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되 정확한 설계와 지침을 바탕으로 숲길 본연의 멋을 간직하도록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완주군 소양면 관계자는 “기존 산길을 넓히면서 주민의견만 수렴한 부분은 있다”며 비 전문성을 인정하면서도 “많지는 않지만 묵방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해 좀더 드넓게 숲길을 조성하려 노력했을 뿐 자연을 훼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또 이 묵방산 사업도 예산이 모자라 아직 완료되지 못한 상태”라고 해명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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