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끝내 세상을 뜬 시민이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4일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 육군 모 부대 인근 도로에서 경운기를 타고 마을로 진입하려던 중 1t 트럭이 들이받아 중퇴에 빠진 뒤 끝내 숨진 故 진병택(61·사진)씨.

사고 당일 진 씨는 인근에 살고 있던 지인이 가을걷이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길을 나섰다가 집에 돌아오는 도중에 변을 당했다.

사고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호스에 의지한 채 숨을 붙이고 있다가 사고 하루만인 지난 25일 오후 7시께 뇌사판정을 받고 세상을 등졌다.

뇌사 판정 직후 아들 진태현(33)씨는 “평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다른 사람의 새생명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소신을 갖고 계셔서 결정하게 됐다”며 장기기증의 의사를 밝혔다.

또한 진 씨의 장기기증은 지난 8년전 고인이 된 아내 김정순(53)씨의 시신을 전북대학교병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 부부의 나눔에 실천정신으로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진 씨는 시골에서 홀어머니(91)를 모시고 살던 5남매 중 넷째로 평소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사연을 듣는 이를 숙연하게 만든다.

아들 진 씨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이번 일을 알지 못하시는 할머니가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충격으로 쓰러지실까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지만 그는 자기 몸을 아낌없이 나누는 희생과 헌신을 주위에 알리고 저세상으로 떠났다. /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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