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관광도시, 새만금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 이춘희

올 연말 세계에서 가장 긴 33km의 새만금방조제 개통을 앞두고 새만금 현장은 도로포장, 안전시설물 설치, 녹지 및 주차장 조성 등 주변 마무리공사로 분주하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꾼 대역사(大役事)이자, 세계 간척사상 유례없는 웅대한 방조제 개통 소식은 벌써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새만금은 다음 달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관광객 맞이 채비에 들어간다.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공공?편익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이 사업은 새만금관광지구의 관문에 해당하는 부안군 변산면 1호 방조제 주변 100ha를 호텔과 콘도, 리조트 등 휴양시설로 조성하게 되며, ‘새만금 1천만 관광시대’를 여는 기폭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만금 관광시대를 대비해 새만금 관광지구를 ‘명품 수변관광레저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새만금의 풍부한 수(水)자원을 바탕으로 ‘물의 도시’를 구현하고, 테마별로 8개의 섬(예술섬·태양의 섬·축제의 섬·풍요의 섬·하늘섬·노을섬·녹색섬·세계의 섬)을 각각 고유의 기능으로 구성하되 각각의 섬이 상호 결합·연계되는 매력적인 복합관광도시로 조성한다는 이번 구상안은 새만금을 ‘글로벌 명품관광도시’로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볼 수 있다.
새만금 관광지구가 경쟁력을 갖고 세계적인 명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첫째, 관광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최근 들어 높아진 생활수준과 주 5일 근무제의 보편화로 늘어난 여가시간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관광의 형태가 ‘보는 관광’에서 색다른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는 ‘체험·체류형 관광’으로 변하고 있다. 새만금은 이러한 관광수요에 발맞춰서 가족단위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테마 중심의 체험·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여 역사와 문화, 생태, 체험이 어우러진 품격 있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일반 관광객 대상의 관광뿐만 아니라, 관광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스(MICE)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할 것이다. 마이스 산업이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박람회(Exhibition)를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산업으로 세계 유력 도시들은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며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주는 멜버른과 애들레이드를 중심으로 매년 32만 5000여개의 회의와 25만 6000여건의 전시가 개최되어, 연간 13조 6000억원의 경제효과와 21만 4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 중 25%가 마이스 산업과 관련이 있고, 평균 2조 9400억원의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호텔 산업 수익의 40%, 항공산업 수익의 17%가 마이스 산업을 통해 창출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회의 도시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는 ‘동북아 최고의 리조트형 마이스 거점도시’를 내걸고 오는 2011년까지 3년간 300억여 원의 사업비 투입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마이스 산업은 단순한 관광산업보다 관련산업 연계효과는 물론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매우 높아 새만금이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성해야 할 분야이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새만금관광지구의 청사진은 21세기 관광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하고 일반 관광객과 마이스 관광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품 구상안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들이 정부의 추진의지와 더불어 속도감 있는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세계 유력도시들이 관광도시로서의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무한한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만금은 항공교통, 컨벤션센터, 복합리조트 등 대규모 관광인프라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및 각종 유인책 등을 서둘러 마련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기반으로 관광세일즈에 나선 새만금이 주춤거리지 않고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정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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