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문화계에서도 전북 예술가들은 식지 않은 열정으로 예향 전북의 명예는 물론 자긍심까지 안겨주고 있다. 이같은 명의 한복판에 첼리스트 나덕성씨와 민속음악가 이보형씨가 있다. 1969년 28세에서 첫 독주회를 나덕성씨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첼로독주회를 연다. 그리고 민속악의 큰 형이었던 이보형씨가 방일영국악상을 수상했다. 두 명 모두 넓은 호남평야와 풍성한 전북의 고전의 향기 속에서 예술의 힘을 다진 예술가들이다.


▲나덕성 첼로 독주회가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 체임버홀에서 데뷔 40주년 기념무대를 개최한다. 전주고등학교 재학시절 관현악단에서 활동하며 미래를 보장받았던 나씨는 1960년 경희대 입학과 동시에 서울시향과 KBS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며 한국 첼리스트의 여명을 열었던 주인공이다. 특히 1969년 3월에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첫 독주회를 열면서 언론과 음악계의 화제를 뿌렸던 나씨는 중앙대학교 음대학장을 역임한 후 현재는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중견음악가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40년 전 연주했던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을 다시 선보이며 초심으로 돌아가 첼로와 함께한다. 또한 당시에는 드물게 1976년 직접 초연했던 백병동의 ??무반주 첼로를 위한 네 개의 소품??도 함께 연주한다.
나교수는 40주년을 첼로와 함께 했지만 여전히 젊은 청년처럼 첼로를 사랑하고 연주한다.
그는 ??40년을 첼로와 함께한 뒤 어느새 결승점에 다다른 것 같다. 비록 몸은 늙어가지만, 여전히 음악은 새롭다??연주회 감회를 밝혔다. 이번 독주회에는 한국 현대 음악계를 함께 걸어왔던 중견피아니스트인 전 연세대 음대학장 이경숙씨가 맡는다. 나교수는 현재 예술원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방일영문화재단(이사장 조연흥)이 수여하는 방일영 국악상 제16회 수상자로 민속악 연구자인 이보형 선생이 선정됐다. 전북 김제출신으로 전주고를 졸업한 이씨는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민속악의 학문적 기반을 튼튼하게 다졌다. 1974년부터 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민요 채집을 다니면서 사라져가는 민속악 자료들을 발굴 보존했으며, 1990년부터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을 맡아 국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방일영 국악상 심사위원회(박범훈 송방송 최종민 안숙선 김영재 이재숙)는 ??이보형 선생은 민속악 자료 수집과 개념 정립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후진 양성에 힘쓰는 등 국악 발전에 다대한 공적을 세웠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74년 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이 된 그는 하루에도 수십 리 길을 걸으며 촌로들의 노래를 녹음기에 담았고, 돌아오면 그 노래들을 옮겨 적었던 자료들은 지금에도 통할 정도로 세밀하고 귀중한 자료다.
1970년대 월간 ??뿌리 깊은 나무?? 한창기 발행인의 후원으로 판소리 감상회를 매주 거르지 않고 100회까지 진행하면서, 완창공연을 주도한 것도 그의 공으로 꼽힌다. 한편 시상식은 11월 17일 오후 5시 조선일보사 편집동 7층 스튜디오에서 열린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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