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미당 서정주 시인(1915~2000)의 대표시 ‘국화 옆에서’의 한 구절이다. 미당의 깊은 시의 여운과 국화의 노란빛과 진한 향이 배어있는 고창에서 그를 추억할 수 있는 문학축제가 열린다.

미당의 고향이자 그가 잠들어 있는 고창군 질마재 일원에서 오는 6일부터 펼쳐지는 ‘고창 질마재 문화축제’.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미당시문학관 일원에서 개막되는 이번 축제는 오는 30일까지 25일까지 25일간 열리는 행사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글밭이 됐던 부안면 질마재 이름을 딴 의미있는 자리로 미당을 추억해보고 시문학에 젖어본다.

질마재문화축제위원회와 미당시문학관 동국대 주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개막 당일인 6일 학술 교류세미나를 시작으로 미당 문학에 젖어보는 시인의 밤, 7일 미당학술대회와 기념식, 8일 미당문학강연 미당 시낭송대회 질마재 문화체험행사가 차례로 이어진다.

이미 지난달 31일에는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년균)와 조선일보·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진행하는 연중 캠페인 '책, 함께 읽자'으로 문인들이 미당의 시혼(詩魂)이 서린 고창 미당시문학관을 찾았다.

김후란,·박정희,·허영자,·김년균,·김송배,·홍신선, 시인과 문학평론가 김치수 이화여대 명예교수, 수필가 김병권 문협 부이사장 등은 미당시문학관에서 대시인이 남긴 주옥같은 작품을 낭독했고, 문학관을 찾은 주민과 청소년들에게 미당의 문학세계를 알려주는 강연을 했다.

학술교류 세미나와 시인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로 베풀어지는 이번 질마재 축제는 시문학관 앞 안현 돋움별 마을의 지붕과 담장 벽 국화를 배경으로 아쉽기만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한다.

13일 신흥마을에서 허수아비 만들기, 14일 질마재 국화길 걷기, 16일부터 22일까지는 변강쇠 장승만들기, 솟대 만들기 체험이 마련된다.

또 14일 오후 1시30분에는 질마재 국화길 걷기는 시문학관을 출발, 안현마을을 지나 국화밭, 미당묘소, 질마재, 테크경영 숲, 강나루까지 8㎞ 거리로 진행되는 걷기 행사로 축제의 흥을 함께한다.

이밖에 축제 기간 내내 국화들꽃 분재와 관광 사진 전시 및 먹거리 장터 지역특산품 전시판매장이 운영된다.

아울러 질마재의 국화향은 미당 10주기를 맞는 내년에 더욱 진해질 전망이다. 미당 기념사업회 발기인 모임이 지난달 20일 열린 데 이어 오는 12월 23일 기념사업회 창립대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미당 10주기를 맞아 미당전집과 미당문학사전 출간, 미당학회 발족 등도 추진된다.

또 미당이 생의 마지막 30년을 살았던 서울 관악구 남현동 봉산산방도 내년 하반기 중 '미당 서정주의 집'으로 새 단장해 공개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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