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문학인 바리데기의 전설이 현대무용으로 표현되어 펼쳐진다.
우석대학교 무용학과 양순희 교수가 안무를 맡아 청호무용단과 함께하는 ‘하늘만큼 땅만큼’ 공연. 오는 14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마련되는 이번 무대는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바리데기의 슬픈 전설을 통해 출산 장려를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춤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바리데기 전설은 구비문학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로 왕비가 잇따라 6공주를 낳고 왕자인줄 알았던 일곱 번째 아이마저 공주로 태어나자 이에 실망한 왕이 일곱 번째인 바리공주를 강물에 버렸지만 죽지 않고 살아나 생명수인 불사약을 구해 죽었던 아버지 왕을 다시 살려낸다는 내용이다.
공연의 줄거리는 한국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한국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공연이지만현대무용이 색다른 느낌을 더하는 무대로 함께한다.
여러 무용수들이 똑같은 안무로 무대에서 펼치는 군무가 짜임새 있게 펼쳐내는가 하면 한국무용의 돋음을 현대무용에 접목시킨 안무로 함께한다.
양순희 교수는 “현대무용이지만 한국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는 줄거리상 한국무용처럼 보이게 하는 게 힘들었다”며 “내용상으로는 느리게 전개 되고 어두운 느낌을 주는 듯하지만 밝고 교훈이 있는 공연으로 직접적으로 한국무용 안무가 펼쳐지지는 않지만 공연 사이사이 한국무용이 숨어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2006년 ‘인생교향곡’ 공연을 끝으로 직접 무대에는 서지 않았던 양 교수가 이번 무대에서는 왕비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하는 장면에서 삼신으로 열연한다.
비록 무대에는 짧게 등장하지만 전달력 있는 몸짓으로 마음속의 느낌을 공연으로 펼칠 예정으로 젊은 무용수 못지않은 열정을 쏟아낸다.
1막 천지개벽, 2막 1장 삼신의 내려옴과 바리공주의 탄생, 2장 다양한 삶, 3장 조화와 화합, 4장 신으로 좌정 등 총 4장으로 구성된 이번 무대는 기존의 바리데기 내용을 압축해 공연하며 내년에는 연작으로 자세히 풀어내 공연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바리공주의 지극한 효보다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출산 장려를 유도하는 내용으로 청호무용단원들이 비닐을 쓰고 정자 난자춤을 형상화해 표현하는 사실적인 춤을 감상할 수 있다.
양 교수는 “극의 다양성을 위해 일곱 명의 공주가 모두 무대에 등장하지는 않고 절제의 미를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순희 교수는 하루 두차례 공연이 단원들에게는 무리가 있겠지만 먼저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오는 14일 공연에 앞서 오후 3시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공연을 무료로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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