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수칼럼/// 수능을 마친 아들에게
아들아, 수능시험이 끝났는데 이제 뭐할래? 그동안 수험준비에 고생이 많았다는 말은 생략하마.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과를 기다리면 되겠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앞으로 3개월 남짓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건지 궁금하다. 일단 쉬고 싶겠지. 물론 잠시 휴식을 갖는데 동의한다. 쉬는 동안 읽을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저자: 탄줘잉)’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보도록 해라. 앞으로 사회생활을 해나갈 너에게 나침반같은 역할을 해주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해야 할 일들이 어디 49가지만 되겠냐만은 ‘꼭 해야할 일들’을 요약해 놓은 듯 하다. 49가지 중에는 건너 뛰어도 될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교재로 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청년기에 있을 사랑과 우정, 자연과의 교감, 사람의 향기, 모험심 등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줄 의미 깊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책에서는 우리가 찾고 있는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9가지 중에서 먼저 권하고 싶은 일은 책의 서른 두번째 할 일에서 나오는 ‘나만의 취미 만들기’와 서른일곱 번째 할 일인 ‘악기 하나 배워보기’가 눈에 들어 온다. 바쁜 일상 속에 살다가 문득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면 후회스럽고 아쉬운 일이 많다. 특히 바쁘다는 핑계로 나만의 취미를 살리는데 소홀하다보면 인생의 황혼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번 3개월을 나만의 취미를 계발하는데 사용해 보기 바란다.
다음으로는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로 나오는 ‘건강에 투자하기’다. 시험준비한다고 건강을 소홀히 했잖니. 이제 건강을 챙겨야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고 했듯이 나이는 청년인데 몸은 중장년이 되어서는 않되지 않을까. 건강한 신체에서 건전한 사고가 나온다고 했다. 피폐해진 건강을 꼭 보완하기 바란다. 아울러서 지난 중고교시절 너를 뒷바라지해준데 물심양면으로 헌신한 어머니의 굳은 발을 정성스럽게 닦아드리기(네번째 할 일)다. 반드시 발을 닦기까지는 못하더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깨닫는 계기를 갖기 바란다.
또 세 번째 할 일에서 나오는 ‘은사님 찾아뵙기’는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간과하기 쉬운 대목이다. 선생님을 가슴속에 담아두고만 있을 뿐 끝내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하고 마는 제자가 대부분이다. 요즘 일부 교사들의 일탈도 종종 볼수 있지만, 아직도 많은 선생님은 우리들의 스승이기에 충분하다. 초중고시절에 가르침을 받았던 은사님들에게 전화라도 걸어서 고마움을 표시하도록 하거라.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면 독립하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그때 부닥칠 세상의 높은 벽을 실감하겠지만 ‘두려움에 도전해보기’(열 번째 할 일)에 주저하지 말라. 젊었을 때 실패는 인생의 큰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도전정신이 넘치는 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그래서 꿈을 설계하고 성취해나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도전은 소중한 친구를 만들어 함께 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에서 두 번째 할 일로 꼽았듯이 그만큼 중요한게 ‘우정’이다.
또 책에서는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를 스물여덟 번째로 서술하고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돼야 한다. 그리고 책의 첫 번째 할 일로 나오는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는 굳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 맨 마지막에 언급한다.
앞에서 나열했듯이 이책은 순간적인 감동으로 가슴을 적셔주기 보다는 꼭 실천하고 함께 나누어야 하는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그러므로 아직 살아 있을 때 더이상 망설이지 말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오늘 전화를 걸어 말하지 않으면 다시 시간을 내기 어렵고, 오늘 찾아가지 않으면 마음의 빚은 더 쌓여 진다. 내일로 미루면 끝내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끝으로 학송아, 이 책은 하룻밤사이에 단숨에 읽지 말고 며칠 동안 서서히 생각하며 읽어주길 당부한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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