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1위라고 하니 도대체 어디가 진짜 1등인지 원...”

17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도 1분기 주사제 처방률’을 발표하자 병원들이 앞다퉈 서로 자기 병원이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낮은 ‘1위’라고 선전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최근 웰빙 현상과 맞물려 주사제 처방률이 낮은 병원을 찾는 의료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병원들이 발표자료를 환자 끌어 모으기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날 전국 44개 병원 처방률이 발표되자 전주 예수병원은 주사제 처방률이 올해 1분기 동안 1.16%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처방률이라고 밝혔다. 물론 전국 1위니 도내 1위는 말할 것도 없는 상황.

그런데 이날 원광대학교 부속병원도 역시 1.89%로 도내에서 가장 낮은 1위라고 발표했다.

또 광주의 전남대병원은 1.52%로 전국에서 가장 처방률이 낮은 병원이라는 일부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이같이 서로 자신들의 의료기관이 1위라고 밝힌 이유는 기관평가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수병원은 일반 종합병원, 원광대학교와 전남대병원은 대학병원 급을 뜻하는 ‘종합전문요양기관’에 속한다. 각 병원들이 자신들의 기준에 맞춘 1위를 밝히다 보니 이같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체내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는 반면 급성쇼크, 혈관염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신속한 치료효과를 요하는 응급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래에서의 사용이 권장되지 않아 이 처방률은 사실상 ‘보다 나은 삶을 위하는 병원’이라는 척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쯤 되면 의료소비자들인 도민을 비롯한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느 곳이 진정한 1위인지 헷갈릴 정도다.

시민 김모(32·전주시 서신동)씨는 “시민입장에서는 종합병원과 종합요양기관이 차이가 뭐가 몬지도 모른다”며 “주사를 조금 덜 놓는 병원이라는 발표의 신뢰가 전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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