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춤의 격조는 안으로 다져지는 탄탄한 힘이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안으로 흔들림 없는 미학은 한국춤의 극치로 평가된다. 이런 범주 춤사위는 한국 전통무용과 신무용에 중심부에 서있으며 무용가들에게는 천형처럼 힘들고 고통을 안겨주지만 관객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희열을 안겨준다.
태평무, 부채춤, 산조무, 소고춤, 그리고 최현류 비상과 송범류 참회 등은 전통무용과 신무용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춤의 정중동을 고스란히 보여준 춤사위다. 우리춤의 다양한 갈래가 한 무대에 오른다.
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에 올려지는 고명구솔뫼무용단 주최의 ??한국 춤의 명작무??는 우리 시대의 솔로 춤사위의 건강함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춤꾼으로 나서는 명무들 역시 30여년이 넘게 우리 춤사위에 혼과 열정을 바쳤던 무용가들이다.
이번 무대의 공연종목은 신윤경, 오미선, 이유진, 김순명, 이지수, 최지선, 김새별, 김나영씨가 함께하는 ??태평무??를 비롯해 고명구씨의 최현류 ??비상??, ??소고춤??과 정은혜의 김백봉류 ??부채춤??, 손병우씨의 송범류 ??참회??, 이길주의 ??산조무??등이 무대를 수놓는다. 이 가운데 최현류의 ??비상??은 1974년 최현선생이 수술을 받고 퇴원했을때 하늘을 훨훨 날고 싶은 ??새??의 의지를 독무로 안무한 작품이다. 남성춤의 호방한 기개와 절묘한 기품이 그리 많지 않았던 우리 춤사위 맥으로 풍류, 장인기질이 담겨진 수작이다.
또 예원대 손병우교수가 무대화하는 송범류 ??참회??는 피난시절 상상의 ??지고이네르 바이젠??곡을 반주음악으로 1951년 초연된 작품은 원래는 기독교요소가 강했지만 내용을 각색해 수도하는 불자가 속세의 인연을 떨쳐버리는 번뇌와 갈등을 묘사한 작품이다.
이밖에 이길주교수가 추는 산조무는 우주와 인간, 인생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영원한 행복과 사랑을 꿈꾸는 여인의 한을 풀어낸 춤이다. 즉흥적이면서도 우주적 기운을 타고 천지인의 조화를 따르는 자유로운 춤 정신을 기틀로 하고 있다.
우리 춤이 갖는 소박하면서도 역동적이고 잔잔하면서 휘몰아치는 정, 중, 동의 아름다움이 배여있는 춤사위다. 이길주원광대교수는 축사를 통해 ??오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춤사위로 더욱 신명나는 춤판이 엮어졌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말했다. 춤사위의 내적 공감을 위해 해설자로 우석대 박희태교수가 무대에 선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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