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익산 사리장엄이 발굴되며 역사와 문화에 길이 남은 사건과 함께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취소되고 기타 다른 문화축제들이 축소 연기 됐다. 문화계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은 한해로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간다.
전북문화계는 지자체는 물론 정부의 문화정책이 크게 바뀜에 따라 각 분야로 많은 부분에서 보태지고 다듬어진 한해였다.
문학, 국악, 음악, 축제와 문화정책, 미술, 연극, 문화재, 무용 등 총 8회에 걸쳐 2009년 전북 문화계를 되짚어본다

1. 문학

올해 전북 문학계는 평이한 문학 작품적 성향을 보였으나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고 문학에 관한 축제와 행사가 응집한 한해로 정리 할 수 있다.
먼저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미당시문학관 일원에서 열렸던 ‘질마재 문학축제’. 그동안 문인을 기리는 행사는 많았으나 다채롭게 진행되는 축제의 형식을 빌어 한 문인을 추억하는 자리는 처음으로 열려 미당 서정주 시인 문학에 젖어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글밭이 됐던 고창군 부안면 질마재 이름을 따 25일이라는 긴 행사 기간 동안 의미 있게 열린 축제는 시인의 밤, 학술교류세미나, 시낭송대회 등 미당을 추억해보고 시문학에 젖어보는 자리로 열렸다.
또한 출판 공동기획과 문화공동체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제9차 동아시아출판인회가 전주에서 개최됐다.
일본, 중국, 대만 등 5개국 동아시아 출판인 대표와 편집인 200여명이 완판본의 도시 전주에 모여 5년간 진행된 '동아시아 100권의 책' 최종심의 발표와 한,중,일 언어권 동시번역 출판 MOU체결되어 조선시대의 출판 부흥도시였던 전주의 모습을 재현했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출판문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는 산아출판사에 따르면 올해 발행한 책 중에서 동인지를 제외하고 단행본이 120여권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는 개인문집이 다수를 이뤄 비록 140여권 출간된 지난해에 비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척박한 출판문학계에서 나름대로 활발한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수필과 비평, 전북수필, 행촌수필, 기린문학 등 여러 문학회의 정기 간행집도 꾸준히 출간됐다.
올해 전북문단의 가장 큰 특징은 이색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책도 많이 출간됐다는 점이다. 풍수지리에 대한 내용을 담아낸 김성수 지음의 ‘명당에서 부자난다’ 책은 명당에 대한 높은 관심을 해소해주는 책으로 이목을 모았으며 산천을 거닐며 이야기를 풀어낸 신정일 향토문화사학자의 ‘영산강’과 ‘낙동강’의 2권의 책도 출간되어 올레길과 둘레길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산보의 미학을 전했다.
또한 간호학과 교수와 교사, 군인, 경찰 등 다양한 직업군이 창작에 대한 열정으로 불사르며 책을 출간했다.
한편 전북을 대표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원로문인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고은 시인의 책 출간을 빼놓을 수 없다. 산문집 ‘오늘도 걷는다’ 출간하며 지치지 않는 창작의 열정을 뿜어냈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이운룡, 김남곤 등 원로문인들도 잇따라 책을 출간해 노익장 투혼을 보여줬던 한해였으나 젊은 작가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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