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시어의 조탁으로 문단의 이목을 모았던 소재호시인은 평생을 교육자와 문인으로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문화예술인이다. 이순을 훨씬 넘긴 나이이지만 그가 풀어낸 시어들은 아직도 새내기 문인처럼 신선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그가 이처럼 새로운 삶에 눈을 띠고 시를 통해 자신의 삶과 자연과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건강하고 순진무구하다.
소재호시인이 시학에서 시집 ??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를 상재했다. 이 시집은 ??시는 시어야 하고, 사람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잡는다. 인연이 닿은 이 세상 모든 분들이, 나에게 너무 은혜롭다, 나의 마지막 날에는, 잠시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시에 씨줄과 낱줄로 엮어져있다. 그만큼 자신과 시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번민이 아름답게 퍼져있다.
총 6부에 걸쳐 총 93편의 시는 그가 천착하며 항상 마음 속 깊이 각인시켜놓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고스란히 부활되어 있다. 그래서 서정시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인간탐구에 앞서 자신의 뒤안길을 돌아보고 자연에서 바라는 사물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탄탄하게 배어있다.
??산에 온갖 철새들 살았습니다 / 언젠가 먼 나라로 날아갈 새들이었습니다 / 새들은 날마다 나무 키워 / 산의 얼굴 만들기 위해 / 강에 나가 물기를 묻혀 왔습니다 / 깃털로 묻혀 온 물방울 / 안개 되고 산마루 감싸는 / 하얀 구름 되었습니다…(중략)… 산과 강이 서로 오간 뒤부터 / 철새들은 산을 찾지 않았습니다 / 그 후로 해마다 / 산과 강이 만나 무지개를 세웠습니다.(시 무지개 중)
시인은 무지개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있으며 이 세상 살아있는 모든 것이 소중하며 그 것에 대한 경찬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문학평론가 전정구교수(전북대)는 ??세월의 늪을 건너면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사랑의 문제를 우리는 이번 시집에서 조우하고 있다??며 ??친화력을 바탕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용납하고 감싸 안으려는 사랑의 발견이 그것이다??고 평했다.
남원출신인 소재호시인은 고교 국어교사와 교장직을 36년동안에 걸쳐 마쳤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이명의 갈대??와 ??용머리고개 대장간에는??가 있으며 백양촌문학상, 이철균시문학상, 녹색시인상을 수상한 중견문인이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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