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불황으로 인해 서민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컴퓨터 등 관련 자격증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빠듯한 가계살림으로 인해 국영수 등 학업에 필요한 비용 외에 자격증 취득에 들어가는 학원수강비를 아끼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취직을 위해 필요한 실무형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생계형 전문자격증’을 따려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다.
16일 전주상공회의소 검정사업팀에 따르면 한때 초·중학생 사이에서 필수 취득자격증으로 인식됐던 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응시자가 올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현재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응시자 수는 필기와 실기를 합쳐 2만9052명으로 작년 한해(30,676명)보다 1,624명이 감소, 5.3%의 감소율을 보였다. 또 컴퓨터활용능력자격증 응시자도 1만7000명에 육박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 1000명이나 줄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주로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학원 수강을 통해 자녀들의 자격증 취득에 앞장섰지만, 경기불황과 맞물려 점차 응시자가 줄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김모(42)씨는 “컴퓨터자격증 학원에 보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가계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영어 등 학업에 필요한 수강료조차 감당하기 힘들다”며 “(자격증이)있으면 좋겠지만 굳이 지금 딸 필요는 없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취직에 필요한 유통관리사나 무역영어, RFID(대량구매계산관리프로그램)자격증을 따려는 생계형 응시자는 늘고 있다. 올해 한해 유통관리사 응시자는 작년에 이어 3000명이 넘어서면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무역영어도 작년보다 무려 10% 이상 응시자가 늘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대량물건을 구매할 경우 필요한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RFID관리사는 지난해보다 무려 130% 이상 증가했다.
전주상의 관계자는 “한때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워드나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정도로 자격증 취득 열기가 높아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수강료 부담으로 인해 수강생이 줄면서 응시자들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취직에 필요하거나 직장에 다니면서도 실직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상의는 지난 15일 2009년도 국가기술자격검정 우수기관으로 전주신동초등학교, 봉동초등학교, 남원중앙초등학교 등 3개 학교를 선정, 시상했다./김은숙 기자myiope@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