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제1의 장수고을 순창인의 장수비법이 ‘순창의 맑은 물, 발효식품과 소식(小食), 가족애를 바탕으로 한 효(孝)’ 임이 최근 장수 옛이야기 공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122세 조씨 할머니의 장수비법’을 통해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로써 순창군이 지난해 전국 최초 백살잔치에서 개최한 ‘양로연의(養老宴儀)를 비롯 미국의 노인의학연구소장인 레오나드 푼 박사가 지난 9월 순창을 방문해 장수비결로 밝힌 ‘가족부양시스템’, 순창군이 1년넘게 서울대와 공동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장수지역사회 코호트(Cohort)조사, 발효식품을 즐겨드시는 순창 장수노인의 식생활 등이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장수비법과 연관이 있음을 뒷받침해주며 건강장수고을 육성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공모사업에 최우수작으로 당선된 ‘122세 조씨 할머니의 장수비법’은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기록을 스토리텔링화한 작품이다.
작품 속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중종임금이 몸이 자주 아파 양로연(養老宴)을 베풀어 장수 비법을 알고 싶어하던 중 순창에 사는 마유량의 처 조씨가 122세란 보고를 받고 그의 신하를 순창으로 보내 조씨의 장수비법을 알아오도록 했다.
하지만, 조씨의 아들 마행곤은 섣불리 어머니의 장수비법을 알려주지 않았으며 자신이 낸 세가지 문제를 통해 자연히 답을 얻도록 했다.
첫번째 문제는 “어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드시는 음식이 무엇이냐는 것”으로 정답은 “물”이었다. 이유인 즉 “순창의 옛 지명은 ‘옥천(玉川)’이라 하여 물이 맑은 곳으로 예부터 옥정수를 오래 마시면 몸이 윤택해지고 모발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순창의 물은 옥천이고 이는 옥천수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두번째 문제는 “어머니께서 육종(지금의 암종류)에 걸리신 적이 있는데 이를 치료한 약이 순창에 있으니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신하는 흰죽과 된장을 이용한 탕, 잘익은 고추장, 무장아찌, 호박무침이 놓여있는 밥상을 들고 갔고 마행곤은 크게 감탄하며 “어머니께서 젊은 시절 육종을 앓았으나 매일 흰 죽을 쒀서 소식하시고, 순창에서 만든 장과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 곳에서 나는 채소를 매일 드시고 병이 쾌차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번째 문제는 “가족들이 어머니께 무엇을 가져다드리는지 보기만 하면 알아맞힐 수 있는 문제로 가족들이 매일 어머니께 가져다드리는 것과 같은 것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신하는 4대가 함께사는 30명이 넘는 마행곤의 식구들을 유심히 지켜본 후 웃음짓는 할머니의 모습을 대하며 정답이 바로 ‘효’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
마행곤은 신하의 손을 꼭 잡으며 “아무리 귀한 음식과 몸에 좋은 음식이 있으면 무엇하겠는가, 자식이 어버이를 항상 기쁘게 해드리고 마음을 다해 봉양한다면 어버이는 항상 마음이 편할 것이고 천수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보고받은 중종은 마행곤과 그의 어머니 조씨에게 옷과 음식을 하사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순창군은 이 이야기를 앞으로 책으로 발간하고 에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장수고을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데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순창=이홍식 기자.hslee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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