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문화계 결산

6. 연극

전북문화계 역시 올 한해동안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에서도 연극계는 다양한 연극제의 재밌는 소재를 바탕으로 한 활발한 활동을 펼쳐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전북연극제를 비롯해 부산과 전주 국공립극단 교류 기획 초청공연, 영호남연극제, 소극장연극제, 청소년연극제, 대학연극제 등 다양한 연극제로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값진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관객의 눈빛으로 연기의 내공을 쌓아가는 전북연극제의 경우 도내 극단 재인촌 우듬지, 극단 황토레퍼터리시스템, 문화영토 판, 극단 둥지, 극단 명태 등 5개 팀이 참가해 선의의 옥석을 가려 문화영토 판의 ‘경숙, 경숙아버지’가 대상을 차지했다.
이와 더불어 연극제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연기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소극장 극단들의 활발한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극단 명태, 문화영토 판, 극단 둥지, 재인촌 우듬지, 극단 황토레퍼토리시스템, 전주시립극단 등 도내를 대표하는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재인촌 우듬지의 ‘The Cat’는 전북 최초로 150회나 장기 공연됐다는 점과 극단 둥지도 장기공연을 마련해 전북연극계의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모았다.
또 무대지기의 ‘지금, 이별 할 때’가 2009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 우수 선정작을 수상했다. 지역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온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 이유도 있었지만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지닌 작품으로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은 연극으로 평가됐다.
특히 부산과 전주 국공립극단 교류 기획 초청공연인 ‘춘향은 울지 않는다’도 지역에서 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뜨거운 호응 얻으면서 연극의 교류의 활로를 연것과 동시에 지역을 막론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춘향을 소재로한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으나 원작을 토대로 줄기차게 같은 내용으로 펼쳐졌던 공연과는 달리 몽룡이 한양을 간 사이 춘향에게 일어났을 일을 현대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사회의 단적인 예를 보여줬다.
이와함께 공연위주의 연극무대가 아니라 일반인도 연극무대에 서는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북연극협회가 마련해 공연장의 조명과 음향, 무대를 체험해보고 대본만들기, 기초연기와 동작, 발성 등 배우로서 직접 무대에 서 연극제작실습까지 마련해 참여하는 장으로 연극계가 꾸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북을 대표하는 새로운 창작 작품보다는 기존에 발표됐던 작품이 대거 출품되어 신선함이 떨어진 아쉬움과 함께 작품의 양적 평창도 예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 지적된다.
이와함께 소극장의 포화상태로 운영의 어려움으로 통합된 운영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며 해마다 지적되는 비평가의 부재는 전북연극제의 안타까운 현실로 전문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평론가 발굴이 시급하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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