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최고의 여류판소리 스타인 이화중선(1898-1943). 암울한 시대, 치열한 삶을 살다간 치고의 여성 소리꾼은 한의 소리, 판소리로 이땅의 민중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여류가객이다.
현재에도 여류가객하면 이화중선을 떠올릴 정도로 탄탄한 판소리미학을 간직했던 그는 하늘 아래선 제일로 서러웠던 노래 소리를 하다간 소리꾼, 그리고 ??하늘의 그녀에게 아름다운 목소리 하나만 주고 다른 복은 주지 않았다??고 회자될 만큼 굴곡진 그녀의 한 많은 예술과 삶이 오늘의 무대에서 부활된다.
(사)민속국악진흥회는 작고명창 시리즈 제 2탄으로 창극 ??여류명창 이화중선??을 29일 오후 7시 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국창 송만갑을 무대화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민속국악진흥회의 두 번째 기획시리즈인 이 작품은 원로 윤영근씨의 원작을 소리꾼이자 연극배우인 배건재씨가 각색을 맞았으며, 창극전문연출가로 발돋움한 오진욱씨가 연출에 참여했다.
특히 이난초씨의 작창, 김선씨 음악구성 등 남원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의기투합에 올리는 작품은 기존 창극의 틀에서 벗어나 작품의 완성도와 소리의 구성이 더욱 탄탄해졌다. 더욱이 일제강점기 한 많고 굴곡많은 소리꾼의 생애를 표현하기 위해 스텦진과 출연진이 혼연일체되어 가을내내를 연습으로 이어냈던 민속국악진흥회는 이 작품의 중심을 애환, 풍자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민중의 애환을 함께하고자 한 이화중선의 치열한 생애와 예술세계를 정면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창극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대한 창조적 실험정신이 내재된 작품으로, 출연진들의 치열하고 도전적인 자세와 열정이 우리에게 또 다른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한편 이화중선은 출생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남원에서 소리를 익힌 후 상경해 최고의 여류스타로 각광받았다. 명창 장득주에게 입문한 후 송만갑 문하에서 소리를 익혔던 그녀는 1923년 조선물산장려회가 주최한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며 판소리계의 최고의 위치에 오른다.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이명창은 일본 규슈에서 세도 나이카이를 향해 중이던 여객선의 갑판에 올라 자살을 하는 등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명창이다./이상덕기자·leesd@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