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문화계 결산

7. 문화재

올해 문화재 분야 뿐 아니라 전북문화계를 통틀어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 발굴을 가장 큰 화재로 꼽을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한 특별전과 학술대회로 문화재계는 풍성한 한해를 보냈다.

올해 초 발굴된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는 국보 중의 국보라는 칭호와 함께 해방이후 전북 고고학 발굴 사상 최대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1400년 동안 잠들어있던 백제의 역사를 꿈틀대게 했다.

300여점 가까이 쏟아져 나온 유물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을 비롯해 익산미륵사지유물박물관과 전라북도청사에서 특별전과 전시회를 가져 뜨거운 문화재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국보 제 11호인 익산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복원과정에서 발굴된 자리장엄 발굴의 대표적 유물로는 금제사리호와 금제사리봉안기를 들 수 있는데 이 가운데 금제사리호는 섬세하고 정교해 백제 금속공예기술의 백미로 평가된다.

외호뿐 아니라 그 속에서 나온 내호와 연주 유리구슬류 등과 함께 사리도 공개됐는데 과히 천오백년 가까이 땅에 묻혀 있었지만 그 자태는 탄성을 불러 일으킬만 했다.

또 금제사리봉안기는 미륵사의 창건배경과 시주자가 명문으로 기록되어 학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유물이기도 해 올 한해 사리장엄 발굴과 관련해 학술대회도 마련됐다.

이밖에 금제족집게, 금제소형판, 은제관식 등 다양한 백제시대 사리장엄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와함께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마련한 ‘마한, 숨쉬는 기록’특별전이 마련되어 마한의 역사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삼한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마한의 역사를 유물로 한눈에 만날 수 있었던 전시로 마한의 탄생에서 백제에 통합되기까지의 역사를 320점의 유물을 통해 살펴봤다.

4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제 1주제는 ‘마한, 그 시작’으로, 기원전 3세기경 등장한 마한이 철기문화의 영향을 받아 도약하는 모습을 유물을 통해 다각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마한전을 관람하기 세계적인 고고학자인 미국의 사라 넬슨이 국립전주박물관을 방문했던 것도 올해 뉴스로 들 수 있다. 세계 동아시아고고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라 넬슨은 한국고고학을 독립 분과로 만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학자이다.

또 내년인 2010년 태조어진 경기전 봉안 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와 함께 내년 10월 전주어진박물관이 개관되어 600주년 기념행사의 의미를 배가해 뜻깊은 한해를 맞이한다.

그러나 여전히 열악한 예산과 문화재 전문 인력의 부족은 시정되지 않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전북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협력망을 구축했음에도 뚜렷한 행보가 없었음이 지적된다.

또 객사와 경기전 등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친숙한 문화유적들에서 흡연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여전히 흡연에 관한 일정한 재재가 없는 관리 소홀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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