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

이 남 호 전북대학교 교수/산학협력단장

농업이 국내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19세기까지만 하여도 전주는 서울 평양과 더불어 전국 3대 도시였으며 전북은 곡물의 보고로서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20세기의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경제자유화 과정에서 전북은 탁월한 지속성장을 이루지 못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 2008년에 이르러서도 전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8조1469억원(2005년도 기준 시장가격)에 그쳐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 광주 대전 강원보다 조금 나은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전국의 2.8%에 불과하다. 전북경제는 아직까지도 “3%경제”라는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는, 지역간 불균형 성장론에 기초한 국내 산업화 과정에서 전북이 기존의 지식 또는 기술을 활용하거나 신지식·신기술을 창출하여 사업화 하는 지역혁신역량을 키우는 일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는 차치하고 새로운 기술 및 새로운 특화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관련 시장을 선점한 타 시도는 역량의 추가 증대 및 규모경제를 실현하여 수익체증을 달성해 왔기 때문에 전북보다 풍요로운 지역이 되어 있다. 그렇지 못한 전북은 전통산업이 정체되고 산업구조가 취약해져 오늘날까지도 지역내총생산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북경제가 상대적 낙후를 딛고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궤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의 혁신과 신성장동력의 지속적인 발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도 전북도정 민선4기에서는 부품소재(자동차, 기계)산업, 생물·식품산업, 대체에너지산업, 문화관광산업을 4대 전략산업으로 특화하여 신성장동력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2007년 이후 지식경제시대에 들어 전북에서는 지식기반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동력산업과 지역특화산업 등이 크게 육성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생산량은 전국의 8%(32만 6천대), 생물식품산업은 전국의 6.4%, 신재생에너지는 전국의 14.6%를 차지함으로써 괄목할 만한 지역혁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전북은 대한민국 녹생성장의 메카 새만금과 더불어 인구6억5천만명과 세계 물동량의 34%를 아우르는 환황해권 경제의 중심지로 비상할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향후 50~100년간 먹고 살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한시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전북의 대학들이 앞장서서 산업체, 연구기관, 지자체 등과 혼연일체가 되어 산학협력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신성장동력의 연구개발(R&D)에 주력해야 한다.
최근의 산업 동향을 볼 때 LED산업, 인쇄전자산업, 플라즈마 산업, 생물융합(MFT)산업, 항공우주산업 등을 전북의 신성장동력산업 분야로 특화하여 육성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린에너지가 녹색성장시대의 화두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 원자력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원자력 시장에서도 전북의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전북의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전혀 뿜지 않는 원자력발전은 지구 온난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원전의 발전 연료단가가 kWh당 3원으로 석유(152원)의 약 50분의 1밖에 안되어 저렴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원전 연료인 우라늄의 매장량도 전 세계가 1000년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어 있고 원전 건설 시장도 막대하다. 1기당 건설비가 3조원에 달하는 원전 1기를 지으면 연료와 보수용 부품을 합쳐 4조원어치의 추가 수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계적으로 볼 때 2030년까지 900조원, 2050년까지 2900조원의 원전 건설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전북에는 한국원자력 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가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선융합기술(RFT) 비지니스 벨리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전북의 대학들에도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렇듯 원자력 시장에서도 전북의 지역역량을 결집하여 전북의 먹을거리를 찾을만 하다.
끝으로 전북의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지역혁신역량을 키우는 신성장동력의 발굴에서 성공하고 산학협력에서 성공하는 것이 풍요롭게 앞서가는 전북의 미래를 이끄는 힘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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