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중은행권에 따르면 금호그룹에 대출을 해준 시중은행들의 4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돈을 빌려준 채권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순이익 감소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파악된 금호그룹의 전체 금융권 여신 규모는 지난 달 현재 15조7000억 원으로 이중 은행권이 11조5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4조원으로 가장 많고,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여신 1조3000억 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조원으로 가장 큰 규모다. 이외에도 국민·하나·신한은행 등 굴지의 시중은행들도 줄줄이 대출을 해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파동’이후 은행주들이 줄줄이 급락하고, 시중은행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전북은행도 자칫 ‘금호파동’으로 큰 손해를 볼 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은 금호그룹에 PF자금으로 300억 원을 대출해줬지만, 지난 해 5월 금호측의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 이를 긴급 회수했다. 타시중은행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규모이지만, 300억 원은 전북은행 여건상 상당한 액수다. 때문에 잘못될 경우 은행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발 빠른 선제적 대응에 힘입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난 해 5월 금호그룹의 경영상의 문제점 등이 감지되면서 PF자금으로 빌려준 300억 원을 전액 회수해 타격을 전혀 입지 않게 됐다”며 “규모가 작은 전북은행 형편상 이같은 규모의 대출이 잘못될 경우 그동안 상승세를 타고 온 실적도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숙 기자my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