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계승 되어야

국회의원 김춘진

다사다난 했던 기축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경인년의 희망찬 새해가 떠올랐다. 2009년 한해 아쉬운 일도 슬픈일도 많았던 해였다. 특히 지난해 8월 18일은 남북평화의 전도사이자 민주화의 등불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잃은 날이다. 김 전 대통령께서는 독재와 맞서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인권 향상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업적을 남기셨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대북정책이 아닌가 한다. 6.15정상회담을 통해 긴장국면에 있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평화로 이끈 계기가 되었고, 개성공단의 초석을 쌓는 밀알이 되었다. 김 전 대통령이 평양의 순안공항에 도착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은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6.15 남북정상회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일정책인 햇볕정책이 결실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김 전 대통령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냉전을 끝내고 평화를 만들어야 하며, 남북이 서로 인정하고 공존하며 화해 협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입장 이셨다. 길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강풍이 아니라 햇볕이라는 이솝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햇볕정책이라는 말은 남북이 서로 냉전의 찬바람이 아니라 화해의 따뜻한 햇볕을 비추자는 뜻으로 사용한 것이다. 대북정책의 공식명칭은 화해 협력정책이었지만 햇볕정책이라는 용어가 영어로는 the Sunshine Policy, 중국어로는 양광정책(陽光政策), 일본어로는 다이요세이사크로 널리 알려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매특허로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김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대화와 협력을 기본원칙으로 삼아 6.15남북공동선언을 산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남북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한 생사·주소확인·상봉 등을 통해 실천 되었고, 경의선 철도연결과 경제교류협력 등에서도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 해 나갔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2003년 임기를 시작한 참여정부 또한 김 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 받아,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구체적 실천이 이루어 졌다.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 관광이 시작되었고, 2005년 8월 이산가족면회소가 착공되는 등 남북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었고,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육로로 최초 방문하여, 역사적으로 2번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2004년 12월에는 남측의 자본· 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이 합쳐져 남북합작품 1호를 선보이기도 했다. 개성공단이야 말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결실을 본 남북관계의 상징이라 생각 된다. 이렇듯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기간인 10년간 남북관계는 하루하루 진전되며 평화통일을 위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디딘 시기였다고 평가된다.
참여정부에 뒤를 이어 2008년 2월 25일 한나라당 출신의 이명박 정부가 임기를 시작하였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나 만 2년을 얼마남겨 놓고있지 않다. 지난 2년 여간 경제도 어려웠지만,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었고, 남북 간의 대화는 끊겼고 개성공단 또한 하루하루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현 정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나, 그동안 대북관계에서 유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남과 북의 관계는 엄격한 외교적 잣대에 기인한 상호주의는 과거 7~80년대 갈등과 반목을 낳아 평화적통일 더욱 요원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 국민들은 피부로 느껴왔다. 또한 외교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의 대외 신인도 또한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때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창하고 실천하셨던 햇볕정책은 정권의 바뀌는 것과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대북정책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지난해 햇볕정책의 주창자와 계승자 셨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 .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펐던 2009년 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이를 합리적으로 계승하여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북한 또한 벼랑 끝 전술을 통해 국제사회의 고립을 초래하는 근시안적 전략에서 탈피하여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한다. 2010년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계승되어 남과 북의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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