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에 위치한 오궁리 미술촌은 척박했던 전북미술계에서 전업작가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작품을 통해 미술적 영감을 구축했던 미술사랑방이었다.
문을 닫았던 농촌의 작은 학교에 미술인들이 터를 잡고 그 안에서 예술과 사람의 향기를 불어 넣기 시작한 셈이다.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던 교실은 이제 작가들의 창작 공간이 되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폐교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문을 열었던 임실 오궁리 미술촌 창작 스튜디오가 개관 16주년을 맞아 기념전을 개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마련한 ??오궁리 미술촌 창작 스튜디오 16년­-그 위상??은 오궁리 미술촌과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과의 만남의 자리다. 개관 이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끊임 없는 창작 활동과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통하여 미술 문화의 저변 확대에 힘써 왔던 오궁리 미술촌은 오늘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1995년 처음 문을 연 오궁리 미술촌은 개관 기념전을 시작으로 그동안 다양한 초대전 및 기획전을 개최하고 폐교 활용 문화 공간 활용화 세미나 및 심포지엄, 토론회 등을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도 했다. 또 전국 문닫은 학교 연합체 구성 및 예술제를 통해 농어촌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설이 갈수록 노후화가 되고 있는데다가 입주 작가들이 결혼과 함께 가정을 꾸리면서 교육 문제 등으로 거주지를 옮겨가 현재 이 곳에서 가족이 함께 사는 작가는 전병관, 김경희 두 명뿐. 나머지 7명의 작가는 작업실로만 활용하고 있다.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이 곳의 촌장을 맡고 있는 전병관 조각가는 ??오궁리미술관 건물은 지은지 42세가 되었고 창작스튜디오로 쓰고 있는 본관 건물은 지은지 24세가 되었다??며 ??세월의 흐름속에서 노후된 건물은 비가 세고 침하현상이 있지만 비는 고무대야로 받으면 되고 수리는 미술촌 식구들이 모여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또 전관장은 ??미술촌의 겉모습은 초라해 보이지만 내면은 작품과 뜨거운 창작열로 가득 찬 곳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권성수 김경희 박승만 소찬섭 이길명 이철수 전병관 최범홍 등 입주 작가 8명과 이일청 김한창 박인현 선기현 송계일 여태명 이상조 임석윤 등 오궁리를 거쳐간 초대 작가들까지 총 16명으로 한국화와 서양화 조각, 도예, 사진 등 작가들의 대표작 및 최근작 56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22일까지 전북도청사 갤러리에서 열린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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