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 분산배치 방침이 재확인될 것으로 기대됐던 정운찬 국무총리의 대정부 질문 관련 발언이 기대 이하의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대정부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정 총리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지방이전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일괄이전이 맞다고 말한 것은 정부부처 분할이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원론적인 말일 뿐”이라며 “현재 국토부가 중심이 되어 전북과 경남간의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양측 합의를 통한 현실적인 결론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정부의 분산배치 방침이 재확인될 것으로 기대했던 도민들의 실망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정 총리는 여전히 일괄이전이 타당하고 분할이전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정부의 방침이 이미 세워진 상황에서 이를 추진해야 할 고위 공직자가 방침과 다른 의사를 내비쳐 혼란만을 가중시킨 결과다.
 이 같은 정 총리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미 분산배치가 아닌 일괄배치쪽으로 방향을 잡고 전북도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경남도가 정부의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일괄배치안을 제출한데다 정부 고위관계자의 일괄이전 타당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총리는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발언했지만 속내를 들여보면 정부가 경남도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는 점도 도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우회적으로 볼 때 정부의 방침은 여전히 분산배치”라며 “하지만 일괄배치에 대한 논의가 조금이라도 거론된다면 회의 자체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오재승기자·oj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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