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해 신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등교를 거부하는 ‘학교 거부증(School refusal; 분리불안 장애)’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 거부증은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일부는 심한 복통이나 두통까지 호소하는 증상까지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21일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 담당에 따르면 최근 개학을 맞아 초등학교 저 학년생과 유치원생들이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학교 거부증’ 상담 및 치료를 의뢰하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하루 평균 10여건 정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

병원 측은 학교 거부증이 여유 있는 방학을 만끽하던 아이들이 개학을 맞아 규칙적이고 긴장된 학교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불안감과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한 분리불안장애, 학교 생활에 대한 부적응 등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 ‘방학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되풀이하거나 등교를 아예 거부하는 등 학교 거부증을 보일 경우 막무가내로 혼을 내는 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의들은 또 등교해야된다는 긴장감을 가장 느끼는 부분이 바로 몸의 머리와 배 부분이라며 이 때문에 절대 꾀병이라고 혼을 내는 경우는 삼가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모(38·여)씨 역시 최근 아이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가 학교 거부증이라는 미약한 정신 질환이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써 몇 차례 혼냈더니 심한 두통과 복통을 호소했다”며 “병원에서 약간의 정신질환이라고 말해는 것에 놀라 전문의와 상담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또한 고학년에서도 이 같은 장애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전주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A군은 형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분리불안장애를 느끼고 쉬는 시간마다 집에 돌아가는 행동을 해 병원을 찾기도 했다.

 전북대병원 정신과 소아청소년 담당 박태원 교수는 “갈등요인들로부터 해방됐던 방학을 마치고 또 다시 갈등 현장으로 향해야 하는 개학 무렵이면 등교에 대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극심해 진다”며 “이런 경우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하거나 일정기간동안 보호자가 수업을 참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학부모들이 저 학년생들에게 휴대전화를 사줘 안정감을 갖게 해주는 것은 조금 더 고려해 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교 거부증을 보이는 아이들을 나둘 경우 우울증을 통한 성격장애나 학습부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면서 “고학년의 경우 동급생들의 교류 문제 등 학교생활의 문제가 있으므로 다른 요인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권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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