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왜 전북을 소재로한 작품은 없으십니까?”, “내 자신이 전라북도 사람이니까 마음에 품고 있는 그 이유로도 충분해서 안그렸어”.

한국 수묵화의 거장, ‘남천 송수남’이 고향인 전주를 찾아 50여년만에 귀향 첫 개인전을 마련한다. 오는 4월 7일부터 27일까지 20일간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장 전관에서 펼쳐지는 전주 MBC 창사 45주년 특별기획 초대전 ‘남천 송수남’展.

남천 송수남(72·사진) 화백은 전주 교동에서 나고 자라 지난 50년동안 고향을 떠나 중앙화단에서 확고히 자리 잡으며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한국 화단의 예인으로 현대 수묵화의 한 획을 그은 거장이다.

붓을 잡은 지 50여년이 넘은 송 화백은 그간 고향에서는 1~2점을 내놓는 그룹 초대전은 있었으나 회고전 형식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소풍을 가는 어린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감격스럽다”며 짧게 입을 떼며 “현재까지를 통틀어 내 생애 가장 영광의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지난 1954년 작품을 비롯해 최근작까지 화백의 작품 변화도 함께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간 화백의 화풍이 한껏 살아있는 간결한 수묵화의 멋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에서부터 최근에 만개한 꽃을 소재로 작업한 작품까지 전시된다.

작품의 변화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 밥만 먹고 살다가 국수도 먹고 자장면도 먹고 하는 것처럼 나도 수묵화도 그리다 꽃도 그리고 싶어서 그렸는데 이쁘지 않냐”고 천진한 소년의 미소를 지었다.
일흔이 넘은 원로 작가지만 작품에서는 소년의 감성이 묻어나면서도 수묵화에서의 곧은 화백의 성품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 250여점이 전시된다.

작품의 소재도 경기전이나 향교라고 구체화만 하지 않았을 뿐 전작 모두를 전북으로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적 소재를 이용해 화백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풀어낸 회화 언어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작품으로 말하면 되지 더 이상 무슨 이야기를 더해”하면서 웃는 송 화백은 앞으로 “나이가 있어 대작은 힘이 들지만 잔잔한 문인화는 많이 그리며 내가 붓을 잡을 수 없을 때까지 고향으로 내려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남천 송수남 화백은 1938년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30여차례의 개인전과 200여 차례에 가까운 단체전을 가지며 부지런히 화단에 몸담아 왔다. 또한 저서로는 ‘고향에 두고 온 자연’, ‘새로운 사군자의 세계’ 등 14권의 저서가 있다.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 화백의 작품을 눈이 아닌 가슴으로 담아 가고 싶다면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을 찾아보자. 오픈식은 오후 6시. /송근영기자·ssong@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