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다. 봄빛이 따사하지만 4월은 근현대사의 한 정점을 찍은 4.19혁명이 일어난 달이기 때문이다. 잊혀져가는 4.19혁명이지만 현대사를 관통했던 사람들이라면 4월이 오면 생채기를 한다.

올해로 4.19혁명이 일어난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특히 1960년 독재 권력과 부패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학생들의 숭고한 뜻은 우리 헌정사에서 길이 빛나는 민중정신이다. 더욱이 4.19혁명이 지금과 같은 역사적 평가를 받기까지 많은 학자들이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규명해 왔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전북대 진수당 가인홀에서 열린 4월 학생혁명 50주년기념 전북대학교 학술대회 '전북대학교 4.4시위와 4.19혁명'은 전북대와 전북지역, 더 나아가 한국현대사의 꼭지점을 형성했던 시위와 혁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뜻깊은 자리였다.

전북대학교가 주최하고 사회과학연구소가 주관한 이날 학술대회는 대학생 시위의 효시로 알려진 4.18 고대학생 데모보다 10여 일 앞서 전북대학교에서 일어난 4.4시위의 실제와 의미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면서 4.19혁명과 현대 한국정치를 조명했다.

서거석 전북대총장과 김희수 전북대총학생회장의 환영사와 축사에 이어 4.4시위주도자로 당시 전북대 정치학고 3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전대열씨가 기조발제자로 나서 '전북대학교 4.4시위의 의미와 증언'을 발표했다.

또 학술회의에서는 정윤재 한국정치학회장의 '4.19혁명과 현대 한국정치'의 주제발표에 이어 강준만 전북대교수, 김근식 경남대교수의 토론에 이어 신기현 전북대교수의 '전북대학교 4.4시의와 학생운동'이란 주제발표와 송정기 사회과학연구소장과 문동희 총학생회장의 토론이 전개됐다.

특히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4월 혁명을 논의할 때 많은 이들이 4월초 전북대에서 4.4시위가 있었음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4.4시위는 엄연히 존재했던 대학가 최초의 시위였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신교수는 "1960년 4월4일 개강 첫날 오전 10시께 현 전북대 대학원 건물 뒤편에 7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며 "주동학생들은 준비한 유인물을 나눠줬고 민주선언문을 낭독한 뒤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정치연설을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민주선언문은 전북이 동학혁명의 발상지라는 사실과 3.1만세사건과 6.10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 등 선열들의 뒤를 이어 궐기한다는 취지와 부정선거를 다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시위 주도학생들은 경찰서로 연행돼 사흘 동안 조사를 받았다"며 "이는 대학가 최초의 시위로 알려진 4.18 고려대 데모보다 열흘 이상 앞선 최초의 시위였다"고 강조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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