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고희숙씨의 글은 느림의 미학이다. 천천한 사물과 인간, 그리고 과거로의 여행은 단순한 직시가 아닌 관조의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고희숙씨가 재단법인 우정사업진흥회 주최 보은의 달 전국편지쓰기에서 대상을 수상한 글에도 직시보다 한 발 물러서 바라보는 따뜻함을 보여준 것에서 입증된다. 최근 선우미디어에서 나온 수필집 '느린 기차를 타고'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뒤안길에 만났던 일상을 작가 특유의 글 솜씨로 승화시켜놓았다.

지난 2005년 월간무낙에서 발표한 '울어라 울어'에서 문학평론가 권대근씨는 "평범한 이야기도 상관화를 통해 어떻게 형상화 하는냐에 따라 문학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좋은 예"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저자는 사물에 대한 애정을 통해 글이 주는 감동을 배가시켜놓고 있다. 단순하게 주변잡기를 글로 옮기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세상살이를 보는 혜안을 이번 책에서도 보여준다.

전북 무주에서 태어나 1999년 창작수필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고희숙씨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창작수필, 종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위원회에서 문예진흥기금수혜자로 작품집 '장날'을 출간한 바 있다./이상덕기자· leesd@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