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1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11살의 생일을 무난히 치러낸 전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과제는 영화제 전용 상영극장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폐막한 제 1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주말과 어린이날 등 황금연휴가 맞물려 많은 관객들을 영화의 잔치상에 초대했으며 상영장 안팎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실험영화와 독립영화를 즐기는 영화 마니아들로 넘쳐나면서 세계적 영화제로 가기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또 새로운 10년을 위해 9일간의 스크린 축제로 규모는 줄이고 속은 더욱 알차고 내실 있게 준비한 이번 영화제는 대중성과 정체성이 확보된 프로그램으로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고유 색깔을 발했다. 반면 운영 면에서 매년 지적되는 숙박시설 미흡과 낙후된 영화관 시설 등이 아쉬웠으며 관광과 연계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예술영화 전용극장이 시급하다.

▲ 프로그램면

지난해 10주년을 기념해 몸집을 불렸던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위해 첫 번째 영화제로 차분하면서도 내실 있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꾸려냈다.

총 49개국 209편의 영화가 상영되어 총 273회 상영 횟수 가운데 157회가 매진되고 총 좌석 수 80,269석에 유료 관객 66,913명이 관람하며 좌석점유율은 83.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주년이라는 상징성으로 예년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대규모로 진행됐던 점도 고려한다면 올해의 성과는 장르와 섹션을 가르지 않고 고른 매진을 보이면서 9회 영화제보다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올해의 눈의 띠는 프로그램 가운데서는 페드로 코스타 특별전과 미클로슈 얀초 회고전, '메트로폴리스'와 같은 보기 드문 고전영화, 실험 영화 등이 잇따라 매진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넓고 고른 관객층이 전주를 찾았다.

또한 주중 좌석 점유율 상승을 통해 전주시민들의 영화 관람이 늘어난 결과와 동시에 타지 관람객들이 전주에 머무르는 기간도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시네토크, 마스터 클래스 등 영화 관람 후 감독과 배우 등이 함께 참석해 영화의 담론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으며 비공식적인 행사인 배창호 감독과 함께하는 ‘국밥 토크’, 김동원 감독과 함께하는 ‘막걸리 파티 등이 전주지역의 맛집과 명소에서 펼쳐져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같이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화된 프로그램과 이벤트, 전주문화기행, 기획 전시 등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 프로그램면에서는 안정적이고 성숙해진 면모를 보였으나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었던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가 영화제기간동안 촬영이 마무리 되어 상영되지 못해 아쉬웠으며 상영작 중 자막 누락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 운영면

10회하고도 1회를 더해 더욱 내실을 추구했던 전주국제영화제의 운영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의 쉼터인 지프 관객라운지와 영화관람 동안 소지품을 맡아주는 지프광 운영 등이 큰 호평을 받았다.

오거리에서 전주영화제작소까지 이어지는 영화의 거리에는 수시로 공연과 야외상영, 이벤트 등이 이어지면서 영화외의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낙후된 구도심을 축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매년 지적된 부족한 객석과 숙박시설, 상영관들이 낙후한 시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또다시 과제로 남았다.

올해는 영화의 거리 내 극장의 폐관으로 객석이 지난해보다 1만1천석 가까이 줄어 객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확보된 영화관 시설 또한 전반적으로 낡아 영화제를 찾은 타지 관객의 불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이 세계 유일의 ‘영화의 거리’라는 특화된 전주영화제만의 색깔이 송천동 메가 월드나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롯데시네마 등으로 나눠 상영될 경우 일원화 되었던 이 같은 축제분위기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동진주차장 공간을 전주시에서 매입해 영화제 전용예술극장을 건립하는 방향을 추진해야 한다.

또 현재 영화의 거리 내 5개의 극장 가운데 2곳의 극장이 폐관하는 등 다소 침체되어 있는 영화의 거리를 살리기 위해 긍정적인 대책으로 300석 규모의 극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방안도 시급히 검토해야한다.

이처럼 영화의 거리가 영화제 성공의 중요한 기반인 만큼 새로운 10년과 20년을 내다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시와 더불어 영화의 거리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아울러 마련해야 한다. /송근영기자·ssong@/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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