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이 출시되면서 도내 취급 금융기관마다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등이 전산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직원들에 대한 대출교육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채 햇살론 시행을 늦추는 등 대출희망자들을 애먹이고 있다.
27일 햇살론을 취급하는 도내 농협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에 따르면 전날 햇살론의 시행 이후 고객들의 대출문의는 적게는 5건에서 많게는 50건 넘게 걸려오고 있다.
지역농협의 경우 각 영업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틀동안 지점당 평균 30~40건의 문의전화와 10여건의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현재 도내 농협에서 실행된 대출은 단 한 건. 시행 초기라서 문의전화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제도를 미리 알고 서류를 준비해 방문하는 고객이 적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햇살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 스타저축은행 등 도내 저축은행 업계에도 일일평균 50여건이 넘는 문의전화와 내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스타저축은행은 이날 현재 한 건의 대출을 실행했고, 3건이 대기 중이다. 햇살론 시행 첫 날 전주시에 사는 4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스타저축은행에서 생계자금 명목으로 600만원을 대출받는 등 ‘햇살’을 보게 됐다. 이 여성은 “생활하는 데 돈이 부족해 햇살론이라는 제도가 있다길래 시행되자 마자 은행을 찾게 됐다”며 “다행히 승인이 빨리 돼 생활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주저축은행의 경우 3건의 대출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북신협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틀동안 도내 신협을 방문한 햇살론 대출 희망자는 80여명이며, 전화문의는 200여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도내 새마을금고다. 연합회 차원에서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한 채 햇살론이 먼저 시행된 격이 돼버렸다. 대출시스템은 물론 세부지침이나 교육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회는 28일 뒤늦게서야 도내 새마을금고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한다. 때문에 시행된 지 이틀이나 됐지만 지역 새마을금고는 ‘햇살론’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새마을금고는 고객 문의전화가 하루에 10여통 이상 걸려와도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연합회 관계자는 “햇살론이 갑자기 시행되는 바람에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틀밖에 늦지 않았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를 찾은 한 고객은 “새마을금고가 직장 근처 금융기관 중 가장 가까운 곳이라서 찾아왔는데 제대로 문의조차 할 수 없어 황당할 따름”이라며 “정부정책이 너무 앞서나간건지 금융기관이 늑장대응을 한 것인지 고객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햇살론은 신용등급 6∼10등급 또는 무등급 서민을 대상으로 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의 저소득자는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또 농림어업인과 일용직, 임시직근로자는 물론이고, 노점상과 학원강사, 대리운전기사 등 무점포 자영업자도 대출대상이다. /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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