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 유영미 지회장

그녀를 만나는 순간 40대 여성기업인의 열정적인 포스가 느껴졌다. 도내 극소수에 불과한 여성CEO이자 여성기업인을 대표하는 ‘수장’을 맡고 있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 유영미(49·엘테크 대표) 지회장. 지난 1월 취임한 유 지회장은 지난 8개월 동안 여성창업보육센터 등 여성기업종합센터 개관하고, 여성경제인 간담회 개최. 멘토링 사업 등 여성경제인의 권익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또 내달까지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할 도내 기업 모집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 지회장은 “여성의 창업에서부터 튼실한 여성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굳건히 역경을 이겨나가는 회원들을 위해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8개월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는데요. 지난 8개월간 회장으로 지내면서 느끼신 소감이 있다면.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여성기업종합센터 개관이전 및 11주년행사를 원만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8개월 동안 지회장을 맡으면서 전북의 동향 및 경제 살리기, 일자리창출 등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지고, 견문을 넓혀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인어월이구익자(暇人於越而救溺子)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물에 빠진 아이를 멀리 월나라에 사는 사람을 빌려서 구한다’라는 뜻으로 ‘생각이나 하는 일이 아무리 기발하고 좋아도 때를 놓치면 소용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남은 임기동안 기획했던 행사와 선거당시 공약사항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1년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협회가 하는 일과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신다면.
▲우리협회는 여성기업지원에관한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특별법인으로 중소기업청의 허가단체입니다. 여성의 창업에서부터 튼실한 여성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를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업교육 및 MBA교육과정, 창업경진대회, 여성가장창업자금지원, 여성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포럼 및 연수, 여성기업 판로개척, 여성경제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간담회 개최, 멘토링 사업, 여성기업실태조사 등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약 90여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취임 후 협회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면서 입주실 부족과 공간 협소로 우수 아이템을 보유한 여성기업과 성공기업의 배출이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또한 여성기업인의 애로 등을 상담하여 해소할 전담 창구의 필요성이 절실했습니다. 하지만 전임 회장님의 노력으로 도와 시, 중기청의 지원을 받아 지상5층의 건물을 매입했고, 입주사를 13개로 확장해 지난 7월에 센터 이전개관식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지회는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여성창업기업을 발굴· 유치하고, 보다 안정적인 여성창업지원을 위해 창업자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입주한 여성기업들의 컨설팅지원을 중점적으로 확대해 여성기업전용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도내 여성경제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매우 열악한 현실입니다. 어떤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우선구매 촉진 및 수의계약 우대에 있어서 여성기업제품 공공구매가 2009년 11월 29일자로 법제화 되었지만, 현재, 전주시 이외에는 조례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여성기업인을 위해 전북도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좀 더 여성기업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여성기업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병아리 사업가에서 중닭 사업가가 될 때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길 바랍니다.
-평소 생각해온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있다면.
▲여성기업인들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여성기업인들이 공장을 지을 만한 자금이 없어 타지역 공장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파트형 공장을 지어서 임대를 해주게 되면, 상당수 기업들이 원가절감 효과는 물론 경영자금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도내 사정상 아파트형 공장 설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서 장기적인 지원대책의 일환으로 검토됐으면 좋겠습니다.
-창업경진대회 참가자를 모집 중입니다. 창업경진대회의 취지 및 성과는.
▲창업경진대회는 여성인력들의 사업아이디어, 창업아이템 등을 보유한 우수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여성경제인으로서 육성함으로써 창업활성화를 조성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을 대표해 서류를 접수, 서류심사 및 발표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상금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우선입주 및 신용보증서발급우대 등의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2000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1회맞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역대 수상자 100명 중 71명이 창업에 성공을 했으며, 2008년 기준 매출액 382억 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임기동안 꼭 추진하고 싶은 역점사업은.
▲세가지 사업을 꼭 추진할 것입니다. 첫째 전국경영연수를 도내에서 개최하는 것입니다. 협회에서는 매년 전국의 여성최고경영자를 모시고 전국경영연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11년 전국경영연수 사업의 전북도 개최를 유치 중입니다. 전국경영연수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통해 일류기업을 실현하고 여성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자리입니다.
두 번째 여성기업 웹디렉토리화입니다. 전북지회의 홈페이지 DB를 구축해 여성기업 이용자(수요기관)에게 정보검색이 용이하도록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웹디렉토리를 구축하면 여성기업 생산제품과 기업이력을 검색할 수 있고, 동종업계의 동향과 전북여성기업의 동향등 정보분류가 용이하고, 공공기관 및 산학연 관계자에게 제공하여 여성기업 생산제품의 구매율을 높이고 보다 효율적인 여성기업의 정보이용이 가능해집니다. 세번째 시군릴레이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해마다 시군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회원의 경영애로점을 기관장에게 전달, 애로해소에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우리 지회의 회원 모두가 부자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성경제인들이 역경과 고난을 싸워 이기려면 힘이 필요합니다. 협회 차원에서도 여성기업인들의 경영안정과 기업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김은숙 기자myiope@

<박스>유영미 회장은 누구.
승강기 전문설치및 관리업체인 (유)엘 테크의 유영미 회장은 원래 평범한 가정 주부였다. 유 회장이 엘 테크의 대표이사가 된 건 지난 2002년. 창립주였던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남편의 사업장을 타 업체에게 일괄 양도하려고 했지만불합리한 공증관계로 무산되면서 주부였던 그녀가 직접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유 회장은 2002년 3월 (유) 엘지산기라는 법인으로 설립한 후 취임했다. 취임 초 ‘기술도 모르는 여성이 무슨 사업이냐’는 동종업계의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유 회장은 “경영과 기술은 별개의 문제”라는 자신감을 갖고 따가운 시선을 이겨냈다. 그 결과 현재 전국적으로 1,100여대의 승강기를 관리 중이다. 점차적으로 사업장을 늘리면서, 2008년 제조업을 등록하고, 자본금증자, 각 지점설립으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제조업에 진출했다. 지난 5월에 전문건설업에 등록 해 승강기설치공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7월에는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사와 협력업체를 맺는 성과를 이뤄냈다.
유 회장은 “협력업체로서 대기업과 윈윈하여 점차적으로 사업장을 키워볼 각오”라며 “전북에서 승강기 전문관리 및 제조,설치에 이르기까지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인정받는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한편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학과와 원광대 행정대학원을 마치고, 청란라이온스클럽 회장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총무이사를 거친 뒤 지난 1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전북경제살리기 도민회의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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