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로 해마다 이맘 때면 호황을 누렸던 인쇄업과 음식업 등 관련 업계가 사라진 ‘연말특수’로 시름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줄잇는 송년 모임 예약이 ‘뚝’ 끊기고 달력 제작 주문도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10일 도내 인쇄업계에 따르면 연말 달력 및 다이어리 주문량은 지난해에 비해 30~40% 감소했다.

‘연말특수’란 다른 시기에 비해 물건의 수요가 많아지고 산업생산과 소비가 활발해 경기가 다른 때보다 상승하는 시기다. 그러나 이런 ‘연말특수’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연말특수’의 가장 큰 수혜자였던 달력 인쇄업은 본래 이달 초부터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 2008년부터 주문량이 매해 30~40% 줄어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의 경우에는 주문량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은 물론 홍보를 위해 달력을 제작했었던 중소기업 중소업체 주문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또 휴대폰이나 PC 등 일정 관리가 수월해지면서 점차 달력 등이 외면당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

우아동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김민재(48)씨는 “해가 갈수록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1년 중 이 시기를 가장 기다리고 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특수’가 사라진 건 인쇄업체 뿐이 아니다. 연말이면 각종 모임과 회식으로 북적였던 식당가들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식당가의 연말특수의 경우는 회식 문화가 연말에 술자리 모임 등이 아닌 커피전문점을 이용한다거나 코스 요리 등으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

회사원 이진희(28 전주시 덕진동)씨는 “꼭 연말 모임이라고 해서 예전처럼 술자리만 갖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올해는 우리 회사의 경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커피나 티로 대체하거나 간단한 코스 요리 등으로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에 비해 모임 예약들이 40% 이상 줄어들어 관련 업계는 예전 같지 않은 경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첫 주에 연말 회식 행사 등의 예약이 60% 이상 이뤄졌지만, 올해는 20%도 채우지 못한 실정이다.

고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지연(35)씨는 “지난해에도 그 전에 비해 예약 손님이 많은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더 심하다”며 “기대했던 시기에도 예약 손님들도 거의 없고, 그나마 지난해에 비해도 정말 썰렁한 편이다”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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